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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미래한국당, 황심 품은 ‘번갯불 공천’ 우려

등록 2020-03-22 18:46수정 2020-03-23 02:31

파동 수습 사흘만에 심사 마치고
최종명단 확정하기로 해 졸속 논란

이미 신청한 531명만 대상 삼아
밀려난 기존 후보들 반발 클 듯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위기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회견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40조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을 제안하면서도 “일부 여당 지방자치단체장은 이념적 기본소득을 주장한다. 무조건 퍼 쓰고 보자는 책임없는 정치로 재정마저 흔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제위기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회견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인 40조원 규모의 긴급구호자금 투입을 제안하면서도 “일부 여당 지방자치단체장은 이념적 기본소득을 주장한다. 무조건 퍼 쓰고 보자는 책임없는 정치로 재정마저 흔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최근 불거진 비례대표 공천 파동을 수습하고 23일 새로운 후보자들로 구성된 최종 명단을 결정할 예정이다. 새 공천관리위원회가 꾸려진 지 불과 사흘 만에 절차를 끝내는 것이어서 졸속 심사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관위 심사를 거쳐 23일 오후 5시에 선거인단 투표를 한 뒤 6시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명단을) 확정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의 공천 작업은 지난 20일 갈등을 빚던 공병호 전 공관위원장을 경질하고 배규한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석좌교수로 대체하면서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공관위를 전면적으로 ‘친황(교안) 체제’로 교체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당은 기존의 공천 신청자 531명을 토대로 후보자를 심사하고 있다. 4·15 총선 후보등록 일정이 26~27일인 점을 고려해 추가 공모 없이 기존 신청자 531명 내에서만 추리겠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공관위의 새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사실상 황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일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황 대표가 지역구 공천에서 이런저런 잡음으로 리더십 타격을 입은 만큼, 이번 비례대표 공천에서는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보수통합 과정에서 기여했던 인물들이 앞 순위에 대거 배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원유철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이번 공천과 관련해 “4·15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야권통합, 보수통합과 관련된 분들을 찾아내겠다”고 예고했다. 당 일각에서는 원 대표의 이런 발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또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영입인재로 미래한국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했던 이들 중 일부도 구제될 전망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총 531명의 후보를 충분히 재검토하기에 사흘은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졸속심사 우려와 관련해 원 대표는 “전임 공관위에서 심사했던 부분이 있고, 거기 참여했던 공관위원(조훈현)도 있다”며 “심사하는 데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가 있어 그렇게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다”고 부인했다. 다만 통합당의 한 의원은 “공천후보 명단 확정 뒤 물의를 빚는 인물이 나오기라도 하면 (통합당) 선거에도 동반 타격이 될 것”이라며 “통합당의 의중을 그대로 반영한 ‘친황 공천’처럼 비치는 것도 걱정거리”라고 짚었다.

새 명단이 나올 경우 당선권에서 밀려난 기존 후보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인다. 공천 탈락자들이 “노골적 대리공천”이라며 황교안 통합당 대표까지 걸고넘어질 경우 또다시 잡음이 일 가능성이 크다. 경질된 공병호 전 공관위원장도 최근 통합당을 향해 “(통합당과 한국당은) 선거법 위반과 공천 명단을 수정하면서 탈락하게 된 분들의 줄소송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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