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코로나19 진료 자원봉사 후 자가격리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화상연결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티케이(TK·대구경북)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4년 전 ‘안풍’을 일으켰던 호남의 지역 기반이 무너지면서, 이번엔 ‘대구 민심’을 발판으로 중도보수 세력을 아우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 대표는 지난 1일부터 보름간 대구에 상주하며 의료봉사를 한 데 이어 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최연숙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을 1번으로 발탁했다. 비례 10번엔 당 코로나19 대책 태스크포스 위원장 겸 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사공정규 동국대 경주병원 교수를 배치했다. 티케이 지역에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배치와 관련해 ‘티케이 홀대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까지 2주간 자가격리 중인 안 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총선 이후 대구로 돌아가 의료봉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계획을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안 대표는 지난달 18일 코로나 확산세가 커질 무렵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7주기 추모식’ 행사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 행사에 대구 지역 현역 의원 중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참석했다.
한편 국민의당이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면서, 안 대표는 사실상 ‘나홀로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안 대표는 24일에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국외 상황을 소개하고, ‘텔레그램 엔(n)번방 사건’에 대한 입법 보완을 촉구했다. 국민의당은 총선 공약으로 △성범죄 함정·유도수사 허용 △성범죄 불법 영상물 제작·유포·소지 강력 처벌 △스토커방지법 추진 등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의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모든 선거운동 현장에 안 대표가 직접 나서야만 주목을 받고 있다는 구조적 한계도 명확하다. 지역구 선거운동이 본격화할 경우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국민의당 주목도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권은희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대표에 대한 개인 지지도가 당 지지도로 연결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당 지지율이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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