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의 한 인쇄업소에서 선관위 관계자가 인쇄된 4ㆍ15 총선 투표용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4·15 총선 투표용지 인쇄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5일, 창원 성산 등 주요 지역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단일화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곳은 창원 성산이다.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먼저 단일화 제안에 나섰지만,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후보의 선거사무실을 찾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중앙당 방침은 확고하다. 단일화는 없다”고 밝히면서 무산됐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민주당 문명순,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가 맞붙은 고양갑, 정일영 민주당 후보와 이정미 정의당 후보, 민경욱 통합당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인천 연수을도 현재로선 민주당-정의당 단일화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지역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합치면 미래통합당을 너끈히 이길 수 있지만, 단일화를 하지 않을 경우 통합당에 1위를 내줄 수 있다. 심 대표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유권자들의 주권을 침해할 수 없다. 당 대 당 차원의 단일화는 없다”면서도 “지역 특수성에 따라 논의해볼 수 있지만, 민주당이 단일화를 안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통합당에서도 막판 후보 단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투표지 인쇄 전 단일화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영등포을(박용찬 통합당, 이정현 무소속 후보)과 인천 동·미추홀을(안상수 통합당, 윤상현 무소속), 경기 하남(이창근 통합당, 이현재 무소속), 강원 강릉(홍윤식 통합당, 권성동 무소속) 등은 경선 방법 등을 놓고 후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이 중 인천 동·미추홀은 안상수 후보와 윤상현 후보가 단일화를 안 할 경우 남영희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누릴 수도 있고, 영등포을에서도 박용찬 후보와 이정현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을 경우 김민석 민주당 후보에게 훨씬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진다. 컷오프(공천배제)된 홍준표(대구 수성을),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권성동(강원 강릉) 후보 등은 여전히 굳은 완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수성을과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은 통합당과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반면, 강릉은 4파전이 전개되며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권성동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앞서 대구 수성갑에선 무소속 이진훈 후보가 사퇴해 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의 경쟁에서 탄력을 받게 됐고, 서울 구로을에선 통합당 김용태 후보와 무소속 강요식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했다가 여론조사를 둘러싼 입장 차로 무산됐다.
서영지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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