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이 7일 종로에서 열린 한 후보자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nki@hani.co.kr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6일차에 접어든 7일, 여야는 서울과 수도권 격전지를 중심으로 ‘산토끼’를 잡으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전투표 시작일(10일)까지 단 사흘이 남은 만큼 서둘러 취약지역 민심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강남권을 찾아 ‘종합부동산세 완화’ 카드를 꺼내들었고, 미래통합당은 서울과 강원, 경기 지역을 돌며 거듭 ‘정권 심판론’을 앞세웠다.
민주당의 험지인 ‘강남 벨트’를 찾은 이인영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서초을 지원 유세에서 “주민들이 재건축, 종부세 문제에 대한 민원도 많이 가지고 계신다고 안다”며 “종부세, 재건축과 관련한 민원과 (원칙의) 조화를 이뤄 적절한 지혜를 발휘해보겠다. 집권 여당의 힘 있는 후보가 되어야 이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갈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같은 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지난 5일 “당 지도부에서 협의했다”며 종부세 관련 정책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낙연 위원장은 이날 별도의 지원 유세 없이 종로 민심 다지기에 집중했다.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더불어시민당과 한 팀임을 강조하려고 이날 유세엔 시민당 비례 11번이자 민주당이 영입한 최혜영 강동대 교수도 동행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여야가 접전을 벌이는 서울과 강원, 경기 지역구를 오가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동 거리만 320㎞에 달했다. 김 위원장은 강원도당에서 열린 현장 선대위 회의에서 “코로나 사태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이 강원도다. 통합당이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 과반을 차지하면 그 사람들도 정신을 안 차릴 수가 없다”며 통합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처음으로 호남지역을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유세 활동을 이어갔다. 원유철 한국당 총괄선대위원장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 진정한 보수세력, 합리적 보수세력의 가치”라고 호소했다.
여야는 이날도 ‘말의 전쟁’을 이어갔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최근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의 선거운동을 보면 돈키호테가 생각난다”며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 정부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 심판한다며 장창을 꼬나들고 뛰어드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예산 편성을 바꿔 100조원을 마련한 뒤 코로나19 긴급지원에 쓰자고 한 것에 대해서는 “대학교 2학년의 리포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박형준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도 당 선대위 회의에서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겨냥해 “이 위원장은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면 지난 정권을 지적하며 빠져나간다”며 “말이 참 기름지다는 생각이다. 손에 잡히지 않고 이리 빠지고, 저리 빠지는 기름 바른 공 같다”고 비꼬았다.
김미나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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