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민중당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가 8일 민중당 공식 유튜브 영상에 등장해 민중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가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2014년 통합진보당이 ‘내란음모’ 혐의로 해산된 뒤 6년만의 일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민중당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 출연해 다가오는 4·15 총선에서 민중당을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8분 남짓한 영상에서 “진보 정치에 주신 기대에 어긋나게 실망을 많이 드렸다. 제 부족함이 많은 어려움을 불러왔던 것 잊지 않고 살겠다”며 운을 띄운 그는 “오늘 드리는 이야기도 저를 믿고 민중당을 선택해달라는 것이 못 된다. 제가 누군가에게 저를 믿어달라고 할 만큼 가치 있게 살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다만 누구든 일하다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정규직 알바 젊은이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제대로된 보호막이면 좋겠다. 그 어떤 여성이나 소수자도 공격당하지 않는 사회였으면 좋겠다”면서 “민중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어려운 분들 옆에 있더라, 새로운 생각도 한다'는 두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알바생 옆에 있을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는 건 어떠떤가. 그 사람들이 늘고 또 늘면 세상이 빨리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또 “(민중당의 공약인) 전국민 고용보험이 도입되면 (코로나19 사태로) 이렇게 망연자실하지는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비정규직이어서 임금도 대우도 마음에 안 들지만,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었고 그래서 무단 해고만큼은 피할 수 있게 됐다면, 여러분 옆 어딘가에 민중당이 있었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하지만 뭔가 바꾸고 싶을 때, 민중당 당원이 여러분 근처 어딘가에서 힘을 보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90년대부터 인권변호사로 활약한 이 전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통합진보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하며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선에 나왔다”는 등의 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4년 통합진보당이 내란음모 사건에 휘말려 해산되자 정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 전 대표가 지지연설을 한 민중당은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인물들이 주축이 되어 2017년 10월에 창당한 정당이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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