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유기홍 후보 사무실을 방문해 유 후보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사전투표일을 하루 앞둔 9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격전지가 몰린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은 “16년 만에 과반이 가능하다”며 세몰이에 나섰고, 잇따른 막말로 곤경에 처한 미래통합당은 자세를 낮추고 표 이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여야는 ‘코로나 불황’의 위기감에 휩싸인 젊은층을 겨냥해서도 맞춤형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 민주당, “과반 승기 잡았다” 자신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오랜 지역구였던 서울 관악구를 찾아 정태호(관악을)·유기홍(관악갑)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이 대표는 “아직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압승할 기회를 반드시 만들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선 단독 과반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지역구는 아직 박빙인 지역이 많지만,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면 130석 이상 이길 것 같다. 더불어시민당 비례 의석만 17석이 넘으면 제1당은 틀림없고, 어쩌면 16년 만에 과반을 넘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역구인 서울 종로를 지킨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젊은층 표심을 공략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 세대’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가 제가 주목하는 점”이라며 “코로나를 거치며 학업, 취업, 고용 유지에 상처를 받게 된 세대가 있을 수 있다. 코로나 세대를 살리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지금부터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인영 원내대표도 경기지역 접전지를 돌며 힘을 보탰다. 이 원내대표는 김영진 후보(수원병) 지역구에 있는 수원시 팔달구 화서시장을 찾아 “빠르게 국난을 극복하고 서둘러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계속해서 힘을 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후 용인으로 이동해 김민기(용인을)·오세영(용인갑)·이탄희(용인정)·정춘숙(용인병)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4·15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생·대학원생 특별장학금 지급을 제안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통합당, “코로나19 경제대책 필요” 연이은 막말로 표심 이탈을 걱정하는 미래통합당도 ‘특별재난장학금 지급’을 요구하며 젊은 표심 잡기에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영업자·소상공인·프리랜서 등의 소득이 급감하고 있을 때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을 보태겠다는 게 대학생들의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이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즉시 정부는 모든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1인당 100만원씩을 특별재난장학금으로 지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중랑, 경기도 광명 등 수도권 열세지역을 집중적으로 챙긴 김 위원장은 청년층이 많은 중랑구에서도 ‘청년’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홍보하더니 어느 날 상황판이 사라졌다. 소득주도성장은 실업과 몰락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청와대를 향한 공격도 계속했다. 강북갑 지원유세에선 “국민은 일류, 정부는 이류, 청와대는 삼류”라며 “청와대가 움직이지 않는다. 국민들이 ‘청와대에 확진자가 많이 생긴 게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라고 했다.
‘코로나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공략에도 공을 들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소상공인 정책 전달식’에 참여해 “소상공인들이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제일 어려움을 겪지 않았나 생각한다. 통합당과 한국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여러분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경기 김포·하남과 서울 강동을 지역에서,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서울 동작·용산과 경기 화성에서 미래통합당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김원철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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