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최근 당 후보자들의 막말과 설화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마음이 복잡하다”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10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차명진 후보 등의 제명 절차를 놓고 “당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말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당 윤리위원회가 차 후보의 소명을 들은 점으로 볼 때, 윤리위와 최고위원회를 거친 징계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명이 결정돼 후보 등록이 무효가 된 김대호 전 후보에 대해선 “구제 상황이 없다”고 잘랐다.
김 위원장은 “어제(9일) 전국 후보자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단호하게 처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세월호 텐트’(차명진 경기부천병 후보) ‘30·40대는 무논리’ ‘나이들면 장애인’(김대호 서울관악갑 전 후보) 발언 외에도, ‘광주는 제사에 매달리는 도시’(주동식 광주서구갑 후보) 발언이나 ‘중국 유곽(성매매 집결지) 조성’ 공약을 선거공보물에 인쇄하는 사건(이근열 전북군산 후보) 등이 연달아 터지며 곤혹스런 분위기다. 주동식 광주서갑 후보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세월호 하나씩만 만들어 침몰시키자”고 썼던 것까지 다시 거론됐다.
잇따른 당 후보자들의 발언 논란에 거듭 대국민 사과를 해 온 김종인 위원장은 포기를 생각했을 정도로 통합당에 실망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9일 사과 회견에서 그는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며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오늘 여러분 앞에 이렇게 다시 나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전날 심경을 밝힌 대해 “솔직한 심정이었다”며 “마음이 복잡할 수 밖에 없다. 선거 도중 그런 사태가 일어나고 하니까”라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통합당의 수도권 전망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비슷한 의석 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도권은 (더불어민주당과) 비슷비슷하게 나올 것이다. 여론조사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고 지금 좁혀지는 속도를 보면 종로에서도 충분히 승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4~5% 처져 있는 후보들이 남은 5일 동안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주말을 기해 유권자들의 표심이 많이 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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