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을 닷새 앞둔 10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충청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왼쪽 둘째)이 10일 오전 대전 중앙시장 앞에서 황운하(맨 오른쪽부터), 박영순, 장철민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벌이고 있다. 대전/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253석 가운데 13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며 ‘1당 수성’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대 비하’ 발언과 ‘세월호 망언’ 등으로 기세가 꺾인 미래통합당은 ‘막판 반전’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110~130석의 지역구 의석 확보를 예상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예상 의석수는 130석 플러스알파다. 130석까지는 안정적으로 확보가 가능한데, 워낙 초박빙 지역이 많아 알파의 크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동안 의석을 갖지 못했던 지역에서 초박빙 접전이 많은 게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4년 전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 민주당이 110석, 통합당이 105석을 얻었다.
민주당이 가장 기대를 거는 지역은 121석이 걸린 최대 승부처 수도권이다. 현재 의석(81석)보다 10석 정도 추가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이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우리 당이 잘해서 그런 측면도 있지만, 야당 변수가 컸다. 야당이 수도권에서 대안세력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고 했다. 최근의 상승세가 야당의 패착에 따른 반사이익 측면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강원도(8석)와 대전(7석) 판세에 대한 기대도 컸다. 민주당은 강원도 자체 분석 결과 원주갑(이광재), 원주을(송기헌), 철원·화천·양구갑(허영) 등 3곳이 안정적 우세를 보이고, 나머지 5곳은 박빙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강원도 현역 의원이 1명뿐임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선전이다. 대전은 원외 후보 3명(장철민·황운하·박영순)이 모두 박빙 우세를 보인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 목표치도 애초 비례위성정당 창당 때 잡았던 17석으로 올렸다. 이를 지역구 의석과 더하면 최소 147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과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목표라고 본다”면서도 “145석을 상회해야 안정적인 1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10일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요동치는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경기도 고양시 주엽역 대로에서 유권자들에게 고양시병 지역에 출마한 김영환 후보와 함께 유세를 벌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선거 막판 후보자들의 잇따른 ‘막말 파동’으로 분위기가 무거웠다. 통합당은 자체 판세 분석 결과, 수도권 접전지역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서 애초 지역구 의석수 목표치인 130석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통합당의 예상 지역구 의석수는 110~130석이다. 다만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애초 목표인 18석은 무난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통합당의 판단이다. 이진복 통합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희일비할 수 없지만, 수도권 민심에 변화가 없어 걱정이다. 수도권 유권자들이 정권 심판에 앞장서 주실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대부분을 석권한 강원과 접전세였던 충청의 상황도 수도권만큼이나 녹록지 않다는 게 통합당의 분석이다. 이 본부장은 이번에 ‘지역구 100석’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 “그렇게 판단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당은 텃밭 피케이(PK·부산울산경남)와 티케이(TK·대구경북)에서는 ‘싹쓸이’에 가까운 압승도 가능하다고 본다.
통합당은 선거일 전 마지막 주말인 11~12일 극적인 반등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주말을 기해 유권자들의 표심이 상당히 많이 변할 것이다. 그 변화가 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통합당에 우세지역이었던 포천가평, 동두천연천, 양주, 파주 등 경기 북부지역을 순회한 뒤 고양, 하남을 거쳐 서울 영등포, 동작, 중구성동, 강동 등을 찾아 수도권 후보들을 지원했다.
서영지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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