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 백석도서관에 마련된 투표소에 사전투표하러 나온 시민들로 긴 '투표행렬'이 생겼다. 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사전투표율이 26.6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출구조사 정확도를 둘러싼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1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출구조사가 선거 결과를 반영하는데 한계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은 “최근 선거 사전투표자 정당별 지지율 등으로 통계 보정은 거치겠지만, 투표 인원의 3분의 1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보여 신뢰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코로나19로 출구조사 방식인 직접·대면조사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구 단위가 좁아 출구조사 표본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 출구조사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출구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는 지난 10~11일 사전투표에 참여한 전국 1174만명의 유권자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당일 투표소 50m 밖에서만 출구조사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원칙적으로 사전투표자들은 출구조사에서 제외된다. 전체 투표율이 75%에 달하더라도 전체 투표자의 3분의 1 이상이 조사 대상에서 빠지게 되는 셈인데,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전체 투표율은 58.0%에 그쳤다.
다만 초박빙인 접전지가 줄어 예측 실패는 많지 않으리란 전망도 나왔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출구조사로 표본의 3분의 1 이상 빠져나가면 조사자 입장에선 골치 아플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 선거의 경우 오차범위 내 박빙 지역이 적어, 결과 예측 자체는 이전에 비해 정확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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