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시된 21대 국회의원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66.2%로 집계됐다.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유권자 4399만4247명 가운데 2912만7637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의 높은 투표율은 지난 10~11일 실시된 사전투표가 26.7%라는 역대 최고 참여율을 보일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심화된 진영 대결이 투표장의 참여 열기로 고스란히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선거기간 후반 여당의 압승 가능성이 점쳐지자 집권여당의 독주를 우려한 보수 유권자들이 막판 결집한 것도 투표율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거론된다.
전국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은 곳은 울산으로 68.6%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곳은 충남(62.4%)이었다. 울산 다음으로는 세종(68.5%), 서울(68.1%), 전남(67.8%), 경남(67.8%), 부산(67.7%), 대구(67%), 전북(67%), 경북(66.4%), 강원(66%), 광주(65.9%), 대전(65.5%), 경기(65%), 충북(64%), 인천(63.2%), 제주(62.9%), 충남(62.4%) 차례로 투표율이 높았다.
사전투표 때 1~4순위는 전남(35.8%)·전북(34.7%)·세종(32.4%)·광주(32.2%)로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종 투표율에선 미래통합당 강세 지역인 울산 지역 투표율이 68.6%로 1위를 기록했고 경남(67.8%)도 치고 올라왔다.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 나온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선거 직전 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하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결집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호남의 경우 워낙 정치적 활성화가 많이 된 지역이라 항상 투표율이 높았는데, 호남 외 다른 지역에서도 이렇게 투표율이 높아진 것은 진영논리가 강화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며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정권심판론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투표장에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다. 보수 쪽 결집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투표율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코로나19로 답답해하던 시민들이 투표라는 정치 행위로 해방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지원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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