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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둘중 한명은 ‘초선’…기성정치 깨는 ‘패기의 정치’ 펼까

등록 2020-04-17 21:08수정 2020-04-19 20:54

21대 국회의원 300명중 151명
민주당 68명 중 청와대 출신 많아
시민당 비례 권인숙·윤미향…
여성차별·성폭력 관련 활약 기대
통합당 김웅·김예지 새바람 주목
정의당에선 류호정 ‘20대의 도전’

21대 국회에 새로 진입한 초선 의원이 151명으로 전체 의원의 50%를 넘겼다. 초선 비율이 50%를 넘긴 건 2004년 임기를 시작한 17대 국회(62.5%) 이후 처음이다. 초선 의원이 크게 늘면서 국회 운영이나 각 정당의 정치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한국 정치에서 초선 의원은 당내 기득권 정치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개혁을 이끄는 등 정치권에 새로운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곤 했다. 초선 의원들이 주류 세력만 바라보고 당론에 순응하는 행동대원 구실에 그친다면 당의 역동성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겨레>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결과 자료를 분석해보니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68명, 미래통합당은 40명의 초선 의원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당선자 면면을 보면 우선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 68명 중 16명(23.5%)에 이른다. 청와대 수석급은 모두 3명으로 정태호·윤영찬·이용선 당선자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밖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렸던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과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한 고민정 전 대변인 등 청와대 비서관급도 5명이나 된다. 행정관 출신 당선자는 8명이다.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손발을 맞춰온 경찰 출신도 눈에 띈다.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 등이 그런 경우다. 이 밖에 이른바 ‘조국 백서’ 필진에 이름을 올린 김남국 변호사와 법무부 법무·검찰 개혁위원회에 참여했던 김용민 변호사 등은 ‘조국 키즈’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조오섭·이용빈·문진석 당선자 등은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이형석 당선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조정3비서관을 지냈다. 이처럼 청와대나 여당 주류의 직간접적인 영향력과 후광 안에 있는 당선자들의 면면 때문에 초선다운 목소리가 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자 이후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성폭력연구소 ‘울림’의 초대 소장을 맡아 여성운동에 매진해온 권인숙 당선자와 오랜 기간 수요시위를 주최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기해온 정의기억연대 대표 출신의 윤미향 당선자는 여성차별과 성폭력 문제 해결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의 경우 보수 색채가 짙은 영남 지역에서 당선자들이 대부분 배출된 터라 당의 주류와 ‘한몸’처럼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검사내전>의 저자로 새로운보수당으로 입당했던 김웅 당선자가 사법개혁과 관련해 새로운 기운을 불러올 수 있을지 눈여겨볼 만하다. 김 당선자는 17일 <에스비에스>(SBS) ‘이재익의 정치쇼’에 출연해 “예전에 야당이었던 신민당이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 40대 기수론이나 정풍운동 이런 것들이 일어나며 당이 바뀌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에선 윤봉길 선생의 손녀인 윤주경 당선자,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인 김예지 당선자 등이 주목된다.

정의당의 경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간부 출신으로 이번 선거에서 최연소 당선된 류호정 당선자가 젊은 여성 노동자를 제대로 대변해낼지도 관심사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당의 경우 초선 의원 상당수가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 당선됐다. 초선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영남 지역 당선자가 대부분인 통합당은 전체적으로 보수화되어 새로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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