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위한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당선된 이인영 의원(가운데)이 김태년 후보(맨왼쪽), 이해찬 대표(왼쪽 둘째), 홍영표 전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노웅래 후보(맨오른쪽)와 손을 맞잡아 들고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슈퍼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주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는 등 원내사령탑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 막강한 힘을 가진 여당의 원내 전략을 이끄는 수장인 만큼 치열한 당내 경쟁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새달 7일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을 치른다.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따라 경선 일정이 다소 변경될 수도 있다. 원내대표 후보군은 대폭 늘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압승으로 3선 의원 24명, 4선 의원 11명 등 두터운 중진그룹을 갖게 됐다. 이 가운데 7명 정도가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 그룹에서는 당 사무총장으로 이번 총선을 이끈 윤호중 의원(4선)과 정책위의장 출신으로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태년 의원(4선), 친문 핵심 ‘3철’ 중 한명이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전해철 의원(3선)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현 정책위의장인 조정식 의원(5선), 우원식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을 지낸 박홍근 의원(3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노웅래 의원(4선), 국회 국방위원장 안규백 의원(4선)도 이름이 거론된다. 일부 후보들은 총선 선거운동 기간부터 의원들의 유세 지원을 하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초선 당선자들을 찾아다니며 일대일로 표밭 갈기에 들어간 후보도 있다.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는 여느 국회 첫 원내대표보다 책임과 권한이 막중하다. 헌법 개정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거대 여당을 이끌기 때문이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코로나 사태라는 초유의 국난 상황에 대한 입법 대응도 소홀히 할 수 없다. 21대 국회의 첫 원내대표에게 쏟아질 언론 등의 관심을 고려하면 정치적 체급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국회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장 배분권을 쥐고 야당과 벌이는 원구성 협상도 책임지고 수행해야 한다. 정당별로 ‘절대 사수’로 분류한 상임위를 지키기 위한 치열한 협상이 예상된다. 만약 여야의 비례위성정당들이 해산하지 않고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교섭단체가 4곳인 초유의 상황에서 협상의 고차방정식을 풀어가야 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전당대회를 3개월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당내 권력구도의 향배를 보여주는 ‘당권 전초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원내대표 선거를 치러보면 21대 국회의원들의 세력 분포가 확연히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예를 들어 친문 결집이 확연하게 드러나면 전당대회에서 ‘친문 견제론’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엄중한 국가 위기 상황이다. 국회의장·원내대표 경선에 후보군이 난립하면 국민들 보기에 좋지 않을 것”이라며 “각 그룹에서 후보군을 정리하거나, 추대로 가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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