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공동취재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평화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 운동을 30년이나 했는데 하루아침에 배신당했다”면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의 국회 진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할머니는 28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출연해 “재주로 하고 돈은 다른 사람이 받아먹는 거 너무 분하다. (윤 당선자가) 사리사욕을 챙기고 있다”며 이같이 발혔다. 이 할머니는 최근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의 회계부실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면서 “(회계문제) 보니까 엄청나더라. 그건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8년 전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던 상황에 대해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해놨다고 하니까 기왕 해 놨으니 해야 되겠다 생각을 했다”며 ”출마선언을 했는데 (윤미향 당선자가) 할머니가 하면 안된다는 얘기를 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나이도 많고 하니까 안 된다고 그랬을 것”라고 했다.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 배후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할머니는 ‘주변에 있는 누군가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할머니를 이용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백 번, 천 번 얘기해도 저 혼자밖에 없다. 치매도 아니고 누구도 거드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2차 회견 당시 낸 입장문에 대해서도 “글을 쓰려고 하니까 좀 꾸불꾸불하게 써서, 원문을 (수양딸에게) 보여주면서 그대로 써달라고 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가자인권평화당의 최용상 대표에 대해서도 “기자를 모아달라고 부탁한 것일 뿐이다. 책잡힐 말은 하지 않아야 된다는걸 분명히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자가 직접 나서 부실회계등의 의혹에 대해 소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미향 당선자가 예금 계좌와 그동안 썼던 사용처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장) 발표가 되면 그걸 놓고서 시시비비를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어 “이용수 할머니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사회가 보호해야할 기본적 책무가 있다. 윤 당선자가 빨리 풀어서 설명하는게 필요하다”고 거듭 말혔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