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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4차 추경 시작부터 ‘통신비 대전’…추석 전 지원 ‘빨간불’

등록 2020-09-14 20:24수정 2020-09-15 02:30

여야 대립으로 본회의 일정 못잡아
주호영 “철회 안하면 추경 어려워”
김종인 “긴급생계비에 집중해야”
청와대·민주당, 일부 수정 여지 밝혀
여론조사에선 “잘못한 일” 58%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출석,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가 14일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착수했지만 ‘전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 예산 관련 여야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가 비공개 회동을 하고 추경안 처리 시점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번주 내 본회의 통과라는 정부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통신비 예산 등 추경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전 긴급 지원을 위해 오는 18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으나, 국민의힘은 “졸속 심사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에 “우리 당은 통신비 지급 철회 없이는 추경 처리가 어렵다는 취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시작으로 이번주 안에 추경 관련 6개 상임위를 잇달아 열 예정이지만 추경안 처리 본회의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

야당은 연일 ‘통신비 2만원’ 예산을 고리로 정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전국민 통신비 2만원을 뿌리면서 지지율을 관리할 때가 아니다”라며 “청년을 살리고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생계비 지원에 집중하라. 전국민 무료 독감 예방접종이 시급한 민생 과제”라고 거듭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신비 2만원이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듣기 민망하고 황당했다”며 “추경이 대통령의 사재를 털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인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반발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통신비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책의 일부 수정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미세하게 방향을 틀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예산심의 과정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는 것은 국회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라며 “정부로서는 국회 논의를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4차 추경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통신비 지급 문제에 타협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도 “통신비 지원은 당정이 합의해서 추경안에 포함한 것으로 당이 먼저 입장을 바꿀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야당 의견도 들어 추경 심의 과정에서 보완할 대목이 있다면 보완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여론은 ‘통신비 2만원’ 예산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와이티엔>(YTN) 의뢰로 지난 11일 조사해 발표한 결과(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4.4%포인트)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8.2%가 ‘통신비 2만원’ 예산에 대해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7.8%였고, 4.0%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자료에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이용하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사업 집행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면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번 통신비 감면 지원을 위해 임시센터 구축과 운영 명목으로 9억4600만원을 편성한 것을 두고도 “사전 준비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어 센터의 비효율적인 운영이 우려된다”고 했다.

김미나 성연철 정환봉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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