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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단독] 합병비율 손들어준 윤창현, ‘삼성 현안’ 공정히 다룰지 의문

등록 2020-09-16 20:58수정 2020-09-17 07:19

정무위 활동 ‘이해충돌’ 논란 왜

당시 “합병비율 하자 없이 검토”
이재용 공소장엔 “이사회서
합병비율 적정성 논의 없어”

정무위, 삼성 현안 다룰 주무대
“삼성증권 불법 조사 요구할텐데
관련 인사 있는 것 자체가 이해충돌”

윤 의원 “비례후보 전 사외이사 사임
의원이 되기 전에 끝난 사안” 반박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다른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다른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윤창현 의원을 놓고 ‘이해충돌’ 논란이 있는 이유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 삼성물산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삼성 경영권 승계의 토대가 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력 때문이다. 삼성 관련 현안과 법안을 다루는 상임위원회에서 공정한 활동을 할 수 있겠냐는 의심이 나오는 까닭이다.

윤 의원의 사외이사 경력 논란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건을 놓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반대가 거셌는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비율을 1 대 0.35로 정함으로써 삼성물산을 지나치게 저평가했던 탓이다. 즉, 삼성물산 주식 1주의 가치가 제일모직 주식 0.35주의 가치와 동등해지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삼성물산과 주주의 이익을 위해 합병 비율의 적정성, 현시점의 합병 타당성 여부 등을 따졌어야 하지만 이런 경영상 판단은 모두 ‘생략’됐다. 삼성물산 사외이사이면서도 오히려 삼성물산에 손해를 끼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승계에 도움이 되는 행위를 한 셈이다.

윤 의원은 사내·사외이사 7명 중 한명으로서 합병에 찬성한 것을 넘어, 경영진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구실도 했다.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외국계 주주들이 합병 조건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반발하자 “이사회에서 합병 비율은 하자 없이 다 검토가 됐고 서류들이 꼼꼼히 준비돼서 합병 비율에 대해선 문제가 안 됐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이 불법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이 부회장을 기소하며 작성한 공소장을 보면, ‘이사회에서 하자 없이 검토가 됐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공소장은 “이사회는 물산과 주주의 이익을 위해 합병 비율 적정성 등 필수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논의가 없었다”고 적시했다. 불과 1시간 만에 합병계약 안건을 승인하면서 미래전략실의 요구를 전적으로 따른 것이었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2018년 윤 의원에 대해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했으나, 삼성물산은 연임을 강행했다.

현재 정무위에는 삼성 지배구조를 흔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를 제한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과 관련한 현안도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합병안이 통과된 뒤 주식매수청구기간(2015년 7~8월)에 제일모직 주가 관리를 위해 삼성증권 등을 통해 시세조종성 주문인 ‘고가 매수 주문’ 등을 제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장 정무위에서 금융감독원에 삼성증권 관련해 불법행위를 조사하라고 할 텐데 관련된 사람이 상임위에 있으니 그 자체가 이해충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사외이사는 비례대표 후보로 확정되기도 전에 먼저 사임하는 등 의원이 되기 전에 끝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적극 찬성해 ‘합병 공신’이라고 불리는 데 대해선 “당시 가진 정보를 활용해 전문가로서 최선의 결정을 했다. 여러 사외이사 중 한명으로 독립적인 역할을 한 것을 보고 주도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음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로 한국금융연구원장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을 거친 윤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첫번째 영입인재로 발탁돼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서영지 장나래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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