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아무개씨의 군복무 기간 휴가는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 현아무개씨를 ‘범죄자’로 단정해 공격했다가 논란을 산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씨에게 공식 사과했다. “추 장관과 황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는 현씨 쪽 입장에 대한 응답으로 보인다.
황 의원은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이라고 해도,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당직 사병에게 피해가 갔다면 사과해야 할 일”이라며 “과한 표현으로 마음에 상처가 된 부분에 대해 사과의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황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휴가 미복귀 의혹을 처음 공개한 당직 사병의 실명을 거론하고 “국민의힘의 추 장관 고발 근거는 당직 사병의 제보였다. 말도 안 되는 사건의 시작이었고 당직 사병은 잠수를 탔다”며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며, 공범 세력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실명 공개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자 황 의원은 당직 사병의 실명은 지웠고, 공익제보자를 범죄자로 낙인 찍는다는 지적까지 나오자 이 표현도 수정했다.
황 의원은 당직 사병이 아니라 국민의힘을 공격하려던 의도가 과하게 표현됐다고 거듭 해명했다. 황 의원은 “모든 사안은 당직 사병의 진술에서 출발했고 이를 이용한 국민의힘의 악의적 의도를 강조하려던 것이 저의 의도였다”며 “언론에 실명과 얼굴이 이미 공개된 상황에서 별 의미 없이 실명을 거론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 “단독범 표현은 정치인으로서 배후세력을 강조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강한 표현이 됐다”며 “이 부분은 수정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도 ‘자제’를 촉구했다. 황 의원은 “지지자들에게도 부탁하고 싶다. 당직 사병에 대한 과한 관심과 공격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누구나 다 알다시피 (당직 사병은) 아는 것에 한하여 말할 수밖에 없고 그걸 활용한 사람들이 나쁜 것”이라며 “진정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아끼는 지지자라면 이 분에 대한 관심을 좀 줄여주시고 일상으로 빨리 복귀하도록 좀 보호해주시는 게 맞다”고 했다.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당직 사병에게 사과의 뜻을 표했던 황 의원이 기자회견장에서 별도의 공식 사과를 하게 된 배경에는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한다”는 현씨 쪽의 강경한 태도가 있었다. 앞서 28일 서울동부지검이 추 장관 쪽 모두를 불기소하기로 결정한 뒤, 현씨 쪽 대리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불기소를 떠나서 현씨가 거짓말을 안 했다는 게 밝혀졌다”며 “추 장관과 황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현씨는 추 장관 아들 서아무개씨가 부대에 미복귀 상태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화를 걸어 복귀를 지시했는데, 서씨가 복귀하겠다고 답한 뒤 한 대위가 찾아와 휴가 처리를 명령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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