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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최근 윤석열이 변했다”…그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등록 2020-11-06 16:38수정 2020-11-07 02:36

[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11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참모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11일 낮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참모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2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정치권은 들썩였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전국 18살 이상 2576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를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9%포인트)한 결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17.2%로, 공동 선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21.5%)를 4.3%포인트차로 쫓는 3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같은 날 ‘지라시’도 유포됐다. ‘윤 총장의 실제 지지도는 더 높았는데 여론조사 회사가 가중치를 적용해 깎았다’는 내용이었다. ‘윤석열 3위’라는 여론조사 발표치에 극적 요소를 가미한 이 지라시는 진실일까? 알 수 없다. 그러나 여론조사 공표 시 적용되는 가중치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사후 관리를 받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설득력은 떨어져 보인다.

‘지라시’의 양념이 허구라 해도 이번 결과는 충분히 흥미롭다. ‘상승세’와 ‘15%’ 때문이다. 윤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기관 조사 때보다 6.7%포인트나 올랐다. 이 정도 급등은 윤 총장을 둘러싼 정치적 맥락이 바뀌었다는 것을 뜻한다. ‘지지율 15%’ 역시 독자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가늠자라는 점 때문에 관심을 모은다. 정치권에는 ‘지지율 15%라면 자의로 정치를 관둘 수 없다’는 속설이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긍정적 의미든, 부정적 의미든 이날 국감은 여야 양쪽으로부터 ‘윤석열의 대관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을 계기로 윤석열은 ‘검찰총장’에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본인도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고,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냐”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의 질문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윤 총장은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윤 총장과 자주 만난다는 한 인사는 최근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몇달 새 윤 총장이 변했다. 정치권에서 너무 압박을 받다 보니 ‘정치를 해야겠다’는 쪽으로 급속히 기우는 느낌이다. 걱정된다.”

‘정치로 급속히 기우는 마음’이 윤 총장의 진심이라면, ‘15%’라는 지지율은 정치권이 그를 끌어당기는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거기까지’라는 게 민주당 쪽 인사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윤석열 총장의 대선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건 오히려 반길 일이다. 최약체 후보이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기본소득’, ‘전국민고용보험’ 등을 입에 올리는 장면을 상상해봐라. 어색하지 않은가? 오래 훈련된 정치인도 대선이라는 링에 오르면 나가떨어진다. 국민의 구체적인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았다면 기자들과 문답 몇번에도 밑천이 드러난다.”(당 핵심 관계자)

심지어 국민의힘 인사들도 윤 총장의 정치행에 부정적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정치도 훈련이 필요하고, 갑자기 정치권에 들어오는 것 자체는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 중에는 아직도 윤 총장에게 분을 삭이지 못하는 이들이 꽤 있다.

민주당의 걱정은 다른 데 있다.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윤석열 변수’가 흔들 가능성이다. 윤 총장이 사실상 정치 선언을 했는데도 ‘물러나라’고 공개 압박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런 속사정이 있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윤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사퇴를 요구해 보궐선거 전 윤 총장이 물러난다면 반문재인 세력이 결집할 소재가 된다. 이런 점을 우려해 윤 총장 문제를 조용히 관리하자는 게 당내 대체적인 기류다”라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불만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윤 총장은 식물총장인데 왜 자꾸 때려서 정치적 화젯거리를 만드는가’ 하는 점이다. 

윤 총장은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정치인으로 검증받아본 적 없는 이가 반짝 인기로 정치권에 투신해 성공한 전례가 드물다는 점은 ‘정치인 윤석열’에게 부담이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년 전 같은 기관 조사에서 대선주자 선호도 20%로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정치권 복귀조차 타진하기 어려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김원철 정치부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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