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이혜훈 전 의원, 윤희숙 의원 등 국민의힘에서 ‘경제통’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일제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조준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민심에 역주행하는 부동산 악법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며 “최근 민주당 대표가 부동산 정책 실패를 사실상 자인하는 발언을 해서 뭔가 잘못을 인정하나 싶었다. 그런데 호텔 방을 전·월세로 돌린다는 듣도 보도 못한 호텔 찬스로 혹세무민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아무리 정책을 발표하고 해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포기하고 부동산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마 했는데, 기어코 호텔 방을 전세방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면 저소득층 주거복지 이외에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 어리석은 국가가 효율적인 시장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또 정부실패는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일침을 놨다. 또한 그는 “국민 세금 한 푼도 안 들이고 멀쩡하게 돌아가던 530만호 전월세 시장은 대란에 빠졌는데, 원래 공급하려던 공공임대를 살짝 늘려서 11만4천호를 대책이라고 내놓다니, 정말 어이가 없고 분노가 치민다”며 “이 모든 주택대란을 자초한 임대차법부터 원상복구하라. 그리고 주택의 생태계와 사다리를 복원하는 정책을 다시 만들라”고 촉구했다.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혜훈 전 의원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 전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서울 집값 폭등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대권 시장이 공범이다. 전세난의 주범인 정부가 내놓는 방안은 호텔 방을 개조해 임대하자는 등 혈세낭비로 국민 염장만 지르는 점입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에 살고 싶은 사람은 서울에 살게 해줄 경제시장이 필요하다. 집 걱정부터 덜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나는 임차인입니다’ 5분 발언으로 화제가 됐던 윤희숙 의원도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정부의 대책에 대해 “해괴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행태다. 멀쩡한 전세시장을 들쑤셔 사달을 냈으면 잘못한 것부터 되돌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이 모든 난리의 밑바탕에는 정부가 시장을 대체하고 국민의 삶을 통제하겠다는 큰 그림이 존재한 게 아니었나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