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14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의회독재 다수폭거 민주당을 규탄한다, 코로나 안일대응 대통령이 책임져라!” 등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4개 부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정기국회와 이어진 임시국회에서 거대여당의 머릿수에 판판이 밀렸던 국민의힘으로선, 변창흠 국토교통부장 장관 후보자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집권 세력의 상징적 인물들이 나오는 이번 청문회에서만큼은 후보자와 인사권자에게 정치적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며칠 사이 대한민국 의회주의·법치주의·민주주의가 몰락해가는 과정을 국민과 함께 목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도 아니고 ‘민주’도 아닌 ‘나홀로 독재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이재정 민주당 의원의 ‘발언 독식’으로 필리버스터 발언 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사실을 언급하며 “180석으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국민의 대표의 입을 틀어막은 민주주의 질식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2일부터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여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청문회에서 정부의 정책실패와 정권 핵심인사들의 ‘언행 불일치’ 등 부도덕성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까지 하며 강남아파트를 구입한 변창흠 후보자는 국토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 또다시 능력도, 자질도 없는 장관이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다면 국민 고통만 가중될 뿐”이라며 “스스로 후보자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일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3차 대유행에 대한 정부 책임도 강하게 추궁할 계획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케이(K)-방역’은 (코로나19 백신과 신속진단키트 도입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우리 당의 쾌거가 아닌가 생각한다. 내일모레 인사청문회에서 (코로나19 백신 도입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해) 이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만 말할 수 있는 장관 후보자를 통해서 우리 당이 선도적으로 코로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오는 22일에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23일에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4일에는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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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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