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새 대표로 선출된 송영길 의원(가운데)과 김영배(왼쪽부터), 백혜련, 전혜숙 최고위원,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김용민, 강병원 최고위원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측불허라고는 했지만 그야말로 혼전이었다. 2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선 송영길·홍영표 1~2위 후보가 겨우 0.59%포인트 차로 희비가 엇갈렸다. 세 후보 중 가장 지지세가 약하다고 했던 우원식 후보도 30% 가까운 득표율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전국대의원대회를 결과를 좌우한 건 역시 ‘친문’이었다.
이날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당원·국민 여론조사 합산 결과 35.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송영길 대표는 대의원과 일반당원 투표에선 1위를 했고, 권리당원과 국민여론조사에선 홍 후보에게 뒤졌다. 합산 때 반영 비율이 45%인 대의원 선거인단에선 0.5%포인트 우세했고, 40%가 적용되는 권리당원에선 0.67%포인트차로 밀렸다. 송 후보 쪽은 “원내대표 선거 이후 당 대표까지 친문이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오히려 친문 지지층이 강하게 뭉치면서 홍 후보가 바짝 추격해왔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송 후보의 당선은 ‘친문 일색 지도부’를 경계하는 심리가 작동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한때 ‘대세론’이 일었던 송 후보가 홍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가 거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친문의 영향력이 강고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친문 권리당원의 파워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났다. 당 지도부에 입성한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친문인 데다, 권리당원 득표율 순위와 최종 득표율 순위가 일치했다. 특히 대의원 투표에선 후보 7명 중 꼴찌를 한 김용민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가장 앞서 결국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해 8·29 전당대회 때 대표적인 친문 후보였던 김종민 후보가 대의원 투표에서 4위를 했음에도 권리당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총득표율 1위로 최고위원에 뽑힌 것과 흡사하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인 김용민 후보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과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조국 옹호’에 앞장섰다. 김 후보는 재보선 패배 이후 전대에서 권리당원 반영 비율을 높이자고 가장 먼저 주장했고, 당원들의 자유로운 의견 표출을 적극 옹호하기도 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김용민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것은 그야말로 조응천 의원이 얘기했던 ‘강성 친문의 성공방식’이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0.45%포인트 차로 1위를 놓친 강병원 의원(17.28%) 역시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친문 핵심 그룹인 ‘부엉이 모임’ 소속이었다. 4위에 오른 초선의 김영배 의원(13.46%)은 역시 참여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사기획 비서관을,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민정 비서관을 지낸 친노·친문 인사다. 친문 의원들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의 멤버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선 여성 후보 2명이 당 지도부에 동반 입성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백혜련 후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가깝다는 이유로 일부 권리당원들에게 ‘배척’받았으나 1, 2위에 근소한 차로 밀려 3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여성 2명과 초선 2명이 최고위원이 된 것은 당 안의 역동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노지원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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