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임기를 남긴 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관심의 핵심은 ‘재집권’ 문제다. 자신과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20% 안팎에 불과한 현실에서, 노 대통령은 재집권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재집권이 절박한 과제인 열린우리당 안에는 노 대통령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이 있다. 하나는 “대통령은 재집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길 수도 있다는 것처럼 비친다”이다. 이런 의심은 대연정과 양극화 논의를 거치면서 더 깊어지고 있다.
전혀 다른 관점에 서있는 한 의원은 “끊임없이 얼음을 깨뜨리는 ‘쇄빙선’처럼 경계를 깨가는 것이 노 대통령이고, 차기 후보는 그 뒤를 따라가며 확장된 영역을 즐기는 ‘유람선’”이라고 비유했다. 차기 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비단길’을 노 대통령이 깔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렇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둘 다 ‘편향’이라고 잘라 말한다. 우선 전자에 대해선 “적극적인 재집권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어리석거나 의도적인 왜곡”이라고 밝혔다. 후자를 두고서도 “노 대통령이 내건 양극화 해소는 국민적 반발을 이겨내야만 하는 지난한 과정으로, 그 과실은 먼 훗날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노 대통령은 역사에 대한 낙관론을 가지고 있으며, 2007년 대선도 그 연장선에서 보고 있다고 한다. 양극화 문제가 민심의 밑바닥에 흐르는 물줄기와 맞닿아 있어, 결과적으로 명분과 승리 모두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이다.
‘차기 후보’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도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노 대통령을 만난 한 여권 인사는 “노 대통령도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인사가 정동영·김근태 두 사람의 한계를 거론하며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털어놓자, 노 대통령도 “그렇죠. 그런데 어떡하겠습니까. 상황을 지켜보면서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두 사람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표현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제3의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이 인사는 전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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