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한·미·일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디시 숙소에 도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낸 애도 메시지를 읽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화통화에서 “부친의 별세에 마음이 아프다.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미국 도착 직후 이런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윤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 숙소로 조화와 함께 “고인의 평안한 안식을 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께서 걱정해주신 덕분에 아버지를 편안하게 잘 모셨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부친 윤기중 교수의 별세로 지난 15일부터 2박3일간의 장례식을 치른 뒤 안장식을 마치고 곧장 출국해 이날 워싱턴디시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최근 최소 111명이 숨진 하와이 마우이섬 대형 산불과 관련해 “마우이 산불을 서울에서부터 많이 걱정했다”며 위로를 건넸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안보 동맹이란 재난 시에도 늘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한국은 모든 일을 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관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 윤 대통령은 불굴의 용기를 가진 분, 저의 좋은 친구”라며 “내일(18일) 우리의 역사를 새로 쓰는 자리,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다시 만나뵙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다음날인 18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한·미·일 정상은 집무실이 갖춰진 주 건물인 ‘로럴 로지’에서 회담을 한 뒤 대통령 숙소인 ‘애스펀 로지’에서 격의 없는 오찬을 함께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과 가족을 위한 별장으로, 애초 낙원을 뜻하는 ‘샹그릴라’로 불리다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자신의 손자 이름을 따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뒤 캠프 데이비드에 외국 정상을 초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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