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목포 대불공단 전봇대를 아느냐”

등록 2008-01-18 22:46수정 2008-01-18 22:55

이명박 당선인(맨 왼쪽)이 18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당선인 초청 신 성장동력 창출 산·학·연 전문가 간담회’에서 가수 박진영씨(맨 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당선인(맨 왼쪽)이 18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열린 ‘당선인 초청 신 성장동력 창출 산·학·연 전문가 간담회’에서 가수 박진영씨(맨 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당선인 “말로 하면 안돼” 현장중시 ‘눈길’
‘상반기 계획’ 대신 ‘주 단위 계획’ 주문하기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간사회의에 직접 참석해 새 정부의 우선추진 과제를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당선인이 강조한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촘촘한 시간관리 계획을 세우라는 이른바 ‘디지털 마인드’와 ‘현장 중시’였다.

이 당선인은 규제개혁과 관련한 시간표를 만들 것을 주문하면서 “금년 상반기, 하반기 이런 식은 아날로그 식이다.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월별 계획을 짠 뒤 첫째 주, 둘째 주 계획을 짜고, 첫째 주도 며칠까지 하는 이런 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촘촘하고 정밀한 계획을 요구한 것이다.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시절에도 직원들에게 “시간을 오전·오후로 나누지 말고, 0시00분 식으로 세분화해 사용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당선인은 또 이날 ‘현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겠다’고 사무실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기업하는 사람들은 믿지도 않고 웃는다”, “말로 하면 안 된다. 자리에 앉아 페이퍼(서류)로만 하면 안 되고, 책임자가 현장에 들러야 한다”며 ‘현장 중심’의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 당선인은 ‘현장 중심’이 결여된 구체적 예로 ‘목포 대불공단 다리 위 전봇대’를 언급했다. “선거 때 목포 대불공단에 가 봤는데, 공단 옆 교량에서 대형 트럭이 커브를 트는데 폴(전봇대)이 서 있어 잘 안 된다. 짐은 태산같이 쌓였는데 그거(전봇대) 때문에 일이 안 된다”며 “산자부 국장이 나와 있어 (왜 전봇대를 옮기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전남)도도 권한이 없고, 목포시도 안 되고, 산자부도 안 되고, 그러다 보니 못 옮긴다’고 했다. 아마 지금도 안 됐을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대불산단 입주 조선업체들이 전신주 때문에 불편하다는 건의를 받아들여 2004년부터 한전과 공동으로 80억여원을 투입해 ‘대불산단 전선지중화 1단계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2009년에 완공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이 당선인이 어떤 전신주를 보았는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백성운 인수위 행정실장은 이런 지적과 관련해 “이 당선인은 원래 ‘상반기, 하반기’ 등 불분명한 기간을 명시하거나, ‘점진적으로’ 같은 흐릿한 표현을 싫어한다”며 “실용·현실적인 것을 추구하기에 보고 내용 자체보다 이후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의 이런 ‘디지털 마인드’와 ‘현장 중시’ 가치관, 그리고 관료사회에 대한 비판은 기업 경영의 경험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장 상황’과 당일의 업무량 진척이 무엇보다 중요한 건설회사에서 이런 경험이 절로 체득됐다고 볼 수 있다.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 시절에도 시 직원들에게 “기업 마인드, 경영 마인드를 체질화할 것”을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기업 마인드’란 ‘서비스 마인드’, ‘고객 제일주의’를 뜻하며, ‘경영 마인드’는 “성과를 중심으로 일을 처리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행정이 구체성과 현장성을 띠어야 한다는 방향은 맞다”면서도 “다만 전시·과시형으로 흐르거나, 모든 고위 공직자들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무조건 현장으로 달려가는, 또다른 비효율을 낳지는 말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