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이후
“재보선 민심은 정치개혁하라는 명령”
사정 고삐 바짝 당길 듯
후임 총리 인선 빨라질수도
‘성완종 파문’ 수사 변수는 남아
“재보선 민심은 정치개혁하라는 명령”
사정 고삐 바짝 당길 듯
후임 총리 인선 빨라질수도
‘성완종 파문’ 수사 변수는 남아
청와대가 4·29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이번 국민의 선택은 정쟁에서 벗어나 경제를 살리고 정치개혁을 이루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오전 논평을 내어 이렇게 밝히고, “앞으로 경제활성화와 공무원연금개혁을 비롯한 4대개혁 그리고 정치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서 국민의 뜻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재보선 결과에 고무된 청와대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 이전 수준으로 국정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전날 발표한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한 대국민 메시지가 선거와 상관없다던 청와대가,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한껏 의미를 부여하는 모양새다. 재보선을 통해 박 대통령의 ‘정치개혁’의 뜻을 국민들이 인준해줬다는 해석에 더해,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야권의 진상규명 요구는 은근슬쩍 ‘정쟁’으로 깎아내렸다.
앞으로 청와대는 정치권을 포함한 각 분야에 대해 사정의 고삐를 바짝 당겨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보선을 계기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여론의 시선을 전반적인 ‘정치개혁’의 문제로 돌리는데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정의 초점을 집권 3년차 들어 추진해온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핵심 개혁과제로 되돌리는 데 공을 들일 전망이다. 특히 공무원연금개혁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개혁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첫 과제가 제대로 추진되면 다른 과제도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총리 후임 인선도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야권의 ‘별도 특검’ 주장과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사퇴 요구 등도 한풀 꺾일 수밖에 없어 박 대통령이 심적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다만, 재보선 이후를 내다보는 청와대의 이런 구상이 돌발 변수를 만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재보선 전에 숨을 고른 검찰이 본격적인 소환 일정과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경우 정치권이 다시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대한 여야의 시각이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실체가 규명돼야 한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중요 고비를 넘겼다”, “악재를 털어냈다”는 안도감이 엿보인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번 재보선 민심을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대한 면죄부로 풀이하는 시각을 경계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정책조정책회의에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민심을 호도하면서 불법 정치자금과 경선·대선자금 관련 부정부패를 덮으려 한다면 우리 당은 야당답게 강력하고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석진환 서보미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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