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지난 5월10일 청와대 본관 앞에서 봉황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참여정부에서 설치·운영한 대통령 주재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를 부활시키고 민정수석실 주관으로 방산비리 근절 관계기관협의회를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또 이날 박근혜 정부 때 작성된 문건이 추가로 발견된 사실을 공개하고, 삼성 및 문화계 블랙리스트, 한-일 위안부 합의, 세월호, 국정교과서 추진 등과 관련해 ‘적법하지 않은 지시사항’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과거 정부의 ‘적폐’ 청산 작업에 강하게 시동을 건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머리발언에서 “부정부패 척결과 방산비리 근절은 새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들의 간절한 여망이자 새 정부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며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부활 방침을 밝혔다.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참여정부 2년차인 2004년 1월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된 협의기구로 사실상의 ‘사정 컨트롤타워’였다. 문 대통령은 “국가청렴도지수와 반부패지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던 협의회가 다음 정부에서 중단되면서 부정부패가 극심해졌다”며 당시 훈령이 여전히 실효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 기구 복원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감사원이 적발한 수리온 헬기 납품 행위 등 방산비리에 대해 ‘안보에 구멍을 뚫는 이적행위’라고 규정하고, 철저한 검찰 수사와 제도적 근절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주관으로 방산비리 근절을 위한 관계기관협의회를 구성해 제도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그 방안을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안건으로 올리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민정수석실 캐비닛에 남아 있던 박근혜 정부 시절 문건을 공개했던 청와대는 이날은 정무수석실 캐비닛에서도 추가로 문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3월2일부터 2016년 11월1일까지 작성된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결과’ 문건 254건을 비롯해 총 1361건에 이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54건의 문건은 대통령 비서실장이 해당 수석 비서관에게 업무지시한 내용을 회의 결과로 정리한 것”으로 “문서 중에는 삼성 및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 현안 관련 언론 활용 방안 등이 포함돼 있고 ‘위안부’ 합의, 세월호, 국정교과서 추진, 선거 등과 관련해 적법하지 않은 지시 사항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추가로 발견된 문서에 대해서도 원본은 대통령기록관으로 넘기고 사본은 특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세영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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