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의료기관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고임석 대응TF 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선제 조치들을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치 사항들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가 입원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 의료진들을 격려하면서 “무증상으로 공항을 통화했던 분들에 대한 전수조사라든지, 증세가 확인된 분들을 격리해서 치료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에서만 28일 오후 2시까지 106명의 사망자를 냈고, 국내에서는 4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네 번째 국내 확진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했음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환자 가운데 한 분은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도 그대로 돌려보냈다”며 “(의료기관들이 상호) 연락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거나, 제대로 해야 할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이. 그 부분에는 각 의료기관에 더 경각심을 불어넣어 달라”고 말했다. 55살 한국 남성인 네 번째 환자는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20일 귀국했는데 기침이나 발열 등 증상이 없어 공항 검역망을 그대로 통과했고, 21일과 25일 감기와 고열로 두 차례 병원을 방문했는데 여기서도 걸러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과 김연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 병원 운영지원팀장 등에게 2차 감염을 막을 대비가 되어 있는지도 여러 차례 물었다. 그는 “(확진) 입원자로 인해 다른 환자나 내원객, 의료진에게 감염되는 우려는 없느냐”, “과거 메르스 사태 때 입원 환자를 통해 다른 환자나 면회객, 심지어 의료진이 감염된 사례가 있고 병원 주변 지역 사회가 굉장히 불안해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차 감염을 막는 최대한의 조처를 하면서 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김 팀장은 “2차 감염을 막으려면 감염 의심이 드는 환자가 빨리 신고하고 확인을 해야 한다”며 “일반 국민은 기본적인 손 씻기와 필요한 경우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사실 마스크 착용보다는 손 씻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병원 8층 음압 격리병동에 직접 들러 시설들을 살폈다. 문 대통령은 이 병원에 입원한 “확진자의 병세가 어떠냐”고 물었고, 병원 쪽은 “입원 나흘째인데 현재까지 상태가 굉장히 양호하고, 입원 뒤 한번 열이 난 뒤 열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더 강력하게 취해야 할 조치가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병원 출입 때 모두 손 소독제로 손을 씻고, 마스크를 썼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당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새해 부처업무 보고 등도 모두 유동적이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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