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남녘 동포들이 코로나19와 싸움을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며 “소중한 동포들의 건강이 지켜지길 빌겠다”고 말했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5일 “김 위원장이 전날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며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것은 지난해 10월30일 문 대통령 모친상 때 조의문을 보낸 뒤 넉 달여 만이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표했다”며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며 “문 대통령은 감사 뜻을 담은 친서를 오늘 김 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답보 상태인 북-미, 남북 관계에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뤄진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으로 두 정상 사이의 신뢰를 확인하고,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기본적인 목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내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남북이 평화를 추구하고 있고,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친서 교환이 이뤄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비록 북미 관계가 순탄치 않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남북 관계까지 파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두 정상의 인식을 보여준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북한과 평화와 협력을 바란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고, 북한도 이런 점을 이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삼일절 기념사에서 “북한과도 보건 분야 공동협력을 바란다”며 “접경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 기후 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협력을 제안했다.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이 교착 상태의 남북 관계를 바꿀 수 있을지에 관해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남북 정상이 기본적인 소통과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고 향후 관계 개선의 디딤돌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가장 큰 의미”라며 “친서 교환을 계기로 금방 어떤 일이 풀리는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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