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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속보] 문 대통령 “재난지원금 재원은 예산 구조조정으로 마련”

등록 2020-03-30 11:32수정 2020-03-30 15:56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8~9조원 재원 방안 언급
“국민이 고통·노력에 보상받을 자격이 있어
1400만 가구에 4인가족 기준 100만원씩 지급”
“2차 추경 곧 제출… 4월국회서 처리를” 당부도
정부가 30일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가구당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재원 대부분은 예산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속히 2차 추경안을 제출하고 4월 중으로 국회에서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 탓에) 어려운 국민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방역의 주체로 일상활동을 희생하며 위기극복에 함께 나서준 것에 위로와 응원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지자체와 협력해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가구 기준으로 가구 당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득 하위 70% 이하는 중위 소득 150% 이하로, 우리나라 전체 2100만 가구 중 1400만 가구에 해당한다. 올해 4인 가구 기준 중위 소득 150%는 712만원이다. 1~3인 가구는 100만원 보다 적게 받고, 5인 이상 가구는 100만원 보다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 소요 예산은 8~9조원 가량이다. 중앙정부가 재난을 맞아 지원금을 지급한 것은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 대통령은 전국민 대상이 아닌 70% 국민에게 선별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한 결정 과정에서 적잖은 고심이 있었음을 밝혔다. 그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많은 회의와 토론을 거쳤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이 고통받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방역에 참여했다. 모든 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며 “정부로서는 뜻을 알 수 없는 경제충격에 대비하고 고용불안과 기업의 유동성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재정여력을 최대한 비축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 좀 더 견딜 수 있는 분들은 보다 소득이 적은 분들을 위해 널리 이해하고 양보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월 안으로 2차 추경을 통과시키겠다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속한 지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신속하게 2차 추경안을 제출하고 총선 직후 4월 중으로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재정여력 비축과 신속한 여야 합의를 위해 재원 대부분을 뼈를 깎는 정부예산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겠다. 국회의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부탁했다. 4·15 총선 뒤라도 국가비상상황인 만큼 국회가 추경안을 통과시켜 유종의 미를 거둬달라고 촉구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3월 분부터 저소득계층과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4대보험료와 전기요금의 납부유예 또는 감면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전히 사망자가 이어지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에 관해 “치명률이 낮다는 걸로 위안 삼을 수는 없다”며 취약 지역에 방역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를 이겨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사망자가 적지않게 발생해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병원과 요양병원 등 기저질환, 약한 면역력 등으로 치명률이 특별히 높은 집단 취약시설에 대한 방역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해가며 신뢰와 협력으로 재난을 이겨가고 있는 국민들께 한없는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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