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광주 남구 무등시장 인근에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광주 동구남구갑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진을→경기 성남중원→서울 동작을→경기 고양→광주광역시….’
총선에 출마한 여당 후보 지원 활동에 나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역구를 비우기 힘든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대신해 더불어민주당의 실질적 선대위원장 구실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은 6일 광주를 찾아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호소했다. 정권 재창출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지역 분위기를 고려한 듯 “정권 재창출은 ‘홀로 정치’로는 못 한다. 개인 역량이 뛰어나도 혼자서는 못 한다”며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임 전 실장은 7일에는 전남 지역 지원 유세에 나서 민생당이나 무소속 후보들과 경쟁하는 여당 후보들에게 힘을 실을 예정이다. 8일과 9일엔 각각 충청과 강원 지역 지원 유세도 계획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 서울 광진을 지역을 찾아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고민정 후보 지원 유세를 펼쳤다. 3일에는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후보의 선거구인 경기 성남중원을 찾았다. 이틀 뒤에는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과 맞붙은 서울 동작을의 이수진 후보를 지원했다. 이틀 새 수도권 9개 지역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 셈이다.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 통일 운동에 힘쓰겠다”고 선언한 뒤 5개월여 만에 현실 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든 것이다.
임 전 실장 쪽은 애초 청와대 근무 인연이 있는 후보 등 10여명에 대해서만 지원 유세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고민정 후보 지원 유세가 유명세를 타면서 전국 각지의 민주당 후보들로부터 지원 요청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임 전 실장 쪽은 “하루에도 10여건 이상 후보들의 지원 요청이 들어오는데 외면하기 어려웠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계획과 콘셉트를 갖고 체계적으로 후보를 돕자는 게 임 전 실장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 쪽은 최근 △안정적 삶을 마다하고 정치에 도전한 신인들 △어려운 지역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킨 후보들 △접전 지역 후보들을 중심으로 지원 유세를 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안팎에선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임 전 실장이 자연스럽게 선대위의 ‘원톱’ 역을 맡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장 지원활동에 무게를 싣기 힘든 이낙연·이해찬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빈자리를 메우려면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만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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