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당국과 협의 조치하겠다”
“한국에서 생산하거나 재고가 있는 개인보호장비 또는 여타 의료장비, 진단키트 등이 있다면 제가 직접 구입해서 아일랜드에 기증하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록밴드 유투(U2)의 리더인 보노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코로나19가 번지는 아일랜드에 도움을 부탁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보노가 최근 문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서한에서 보노는 ‘현재 아일랜드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통찰력과 지식, 무엇보다 가용한 장비를 나눠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리고 싶다’며 ‘위기 상황에서의 한국의 경험과 리더십을 감안해 최선의 방법에 대한 대통령의 고견을 매우 소중하게 받아들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매체들은 “유투가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을 지원하려고 1000만유로(132억여원)를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는 12일 오후 5시30분 현재 8928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20명이 숨졌다.
보노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한국의 선도적인 역할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매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보여주고 있는, 생명을 구하는 리더십에 전세계가 감사하면서, 또 감명을 받으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의 팬이다”라며 “문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제가 만난 정상 중 당면한 업무가 아닌 노래 가사에 대한 언급으로 대화를 시작하신 유일한 분이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9일 청와대에서 보노와 면담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보낸 답장에서 “요청한 의료장비 구입 건에 대해서는 우리 관계 당국과 협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앞으로도 전세계적인 평화의 메신저로서 큰 활약을 해주시기 기대한다”고 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록밴드 유투(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본명 폴 데이비드 휴슨)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9.12.9. 한겨레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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