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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남영동 그곳에서…“일상 민주주의 이루자”

등록 2020-06-10 18:54수정 2020-06-11 11:29

6·10 민주항쟁 33돌 기념식
옛 남영동 대공분실서 열려
문 대통령 “가정·직장·경제서
삶 속에 스며드는 민주주의를”
박종철 아버지 등 12명 훈장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곳에 붉은 꽃이 걸렸다. ‘살인기계’ ‘고문공장’으로 불렸던 곳. 김근태와 박종철 등 숱한 민주 인사들의 몸과 영혼을 파괴한 곳. 꽃은 33년 전 박종철이 물고문 끝에 숨진 509호 조사실, 고문받는 자들의 투신을 막으려고 검은 벽돌 외벽에 좁고 길게 낸 창문 위에 붉게 피었다. 그 꽃 아래서 대통령은 “다시 민주주의를 생각하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33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우리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포용과 상생, 연대와 협력으로 민주주의를 우리 삶에 스며들게 하자”고 말했다. 행사가 열린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는 과거 치안본부 대공분실 자리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기념사에서 이곳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6월 항쟁으로 세운 민주주의가 촛불 혁명과 코로나19 극복을 이끌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민과 노동자 등 6월 항쟁의 주인공들이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가정의 민주주의를 뿌리내렸다는 평가였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위태로울 때 촛불을 들었고, 코로나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연대와 협력의 민주주의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일상의 민주주의’였다. 그는 “민주주의는 제도를 넘어 우리 삶 속으로 스며들어야 한다. 가정과 직장에서의 민주주의야말로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도 “정치, 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속가능 사회를 향한 상생과 협력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며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경제”가 우리가 지향할 실질적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날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을 반드시 깨겠다”고 말한 것의 연장이다.

‘코로나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과 통합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갈등과 합의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다.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함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에 관해서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민주주의로 이뤄야 한다”고 간략히 언급했다. 최근 북한이 남한과의 연락선을 끊은 데 대한 곤혹스러움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조영래 변호사, 지학순 주교 등 민주화 운동 유공자 12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청와대는 “민주화 공로를 독립과 호국과 동등한 차원에서 예우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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