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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꿈 이어받아…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부모들

등록 2020-06-10 19:13수정 2020-06-11 10:17

민주화 앞장 선 3인에 훈장

전태일 어머니 이소선
‘노동자 권리 보호’ 열사 외침대로
동일방직·YH무역 노동자 투쟁 앞장

박종철 아버지 박정기
막내아들 고문사 뒤 6월항쟁 선봉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 등 끌어내

이한열 어머니 배은심
‘한열이의 이름으로’ 유가협과 동행
전국 시위현장 찾아 인권보호 호소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2005년 6월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제16회 민족민주열사 범국민 추모제에서 아들의 영정을 끌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2005년 6월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제16회 민족민주열사 범국민 추모제에서 아들의 영정을 끌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올해 33돌을 맞은 6월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모란장이 수여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1929~2011) 여사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고 박정기(1928~2018)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80)씨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우다 스러져간 자식들을 가슴에 묻고 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이들이다. 세 사람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를 중심으로 함께 활동하며 ‘동지애’를 키웠다.

이소선 여사는 1970년 11월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 등 노동자 권리 보장을 외치며 분신해 숨지자, 아들이 꿈꾼 세상을 만드는 데 투신했다. 아들의 친구들과 함께 평화시장에서 청계피복노동조합을 설립한 게 시작이었다. 이씨는 1978~1979년 동일방직과 와이에이치(YH)무역 노동자 투쟁에 나섰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땐 진상규명 투쟁에도 나섰다. 의문사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1998~1999년 국회 앞에서 422일 동안 장기간 농성을 했고, 쌍용차 정리해고 투쟁 등의 노동 현장도 계속 지켰다. 이런 활동들로 인해 4차례 옥고를 치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소선 여사가 별세한 2011년 9월 정부에 훈장 추서를 건의했으나 기각됐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개인 활동 업적보다는 전태일 열사 어머니로서의 의미가 더 크기에 다른 사람과 업적을 비교하기 곤란해 훈장을 추서하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1990년 8월22일 서울 홍제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앞에서 아들의 고문치사 및 범인 은폐조작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에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가 1990년 8월22일 서울 홍제동 치안본부 대공분실 앞에서 아들의 고문치사 및 범인 은폐조작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들에 대한 무죄판결에 항의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박정기씨는 1987년 1월 막내아들 박종철 열사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으로 숨지자 6월 민주항쟁의 선봉에 서게 됐다. 1988년과 1998년 장기 농성을 통해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과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 제정을 이끌었다.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 치사사건 때는 법정소란죄로 석달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2018년 3월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은 박정기씨를 찾아 사과했다. 현직 검찰총장이 과거사 피해자에게 사과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로부터 넉달 뒤 그는 고인이 되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최루탄부상자전국연합 의장으로 활동하던 1989년 5월10일 국회 앞에서 최루탄 사용 금지를 위해 여야가 노력할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최루탄부상자전국연합 의장으로 활동하던 1989년 5월10일 국회 앞에서 최루탄 사용 금지를 위해 여야가 노력할 것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의 죽음은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어머니 배은심씨는 ‘한열이의 이름으로’ 유가협과 함께 전국의 시위 현장을 찾아다니며 정권 차원의 사과와 인권보호 대책 마련에 목소리를 높였다. 군 의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자리, 용산참사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슬퍼하는 자리엔 어김없이 찾아가 함께 눈물을 흘렸다. 배씨는 이날 기념식에서 ‘서른세번째 6월10일에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간절한 소망을 표현했다.

성연철 송경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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