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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반도 평화노력 찬물 끼얹는 ‘볼턴 일방적 주장’ 조기 차단

등록 2020-06-22 19:03수정 2020-06-23 02:30

[청와대, 즉각 강력 반박 배경]
'북-미, 문 대통령 동행 원치 않았다'며
일부 언론, 볼턴 주장 확대·재생산
보수진영 가세땐 남북관계 악영향

청와대 "볼턴, 당시 현장 참석 못하고 몽골에 있어
책 팔아야 하니 굉장히 왜곡해서 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30일 오후 판문점 남쪽 자유의 집에서 회동한 뒤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30일 오후 판문점 남쪽 자유의 집에서 회동한 뒤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을 통해 묘사한 한반도 관련 언급에 대해 청와대는 22일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며 신속하고 단호하게 반박했다. 편견에 가득한 볼턴 전 보좌관의 ‘일방적 기술’이 국내 일부 언론에 의해 확대·재생산되며 한반도 평화를 향한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흐름을 조기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읽힌다.

청와대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이날 언론들이 집중 보도한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3개국 정상의 ‘깜짝 회담’ 관련 언급이었다. <조선일보> 등은 “트럼프도 김정은도 문 대통령 동행 원치 않았다”는 말을 인용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 만남에 동석한 것이 상당한 ‘외교적 결례’가 되는 듯 묘사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볼턴은 현장이 아닌 몽골에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싫어하고 북도 불편해하니 참석시키지 않았다. 책을 팔아야 하니 굉장히 왜곡해 쓴 거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볼턴이 판문점 3자 회동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동석을) 3번 거절했다지만, 협의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상의 순간적 판단에 따라 ‘국익’이 좌우되는 정상회담의 특성상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자신의 의사를 관철한 것이라면, 상황에 맞춰 잘 대응한 것으로 적극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가 적극 반박에 나선 것은 볼턴 전 보좌관의 단순한 ‘사실 왜곡’ 때문만은 아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이날 내놓은 ‘청와대 입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구절은 볼턴 전 보좌관이 한-미 정상 간의 협의 내용을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한 부분이다. 실제, 볼턴은 회고록 전체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냉소적으로 묘사하며 이를 방해하기 위해 자신이 꾸민 일들을 나열했다. 지난해 2월28일 하노이 ‘노 딜’로 타결 직전에 무산된 북-미 합의에 대해선 아예 재앙(catastrophe)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리더십’에 의해 추동된 북-미 핵 협상을 평가절하했던 미국 주류가 자신들이 유지해온 ‘부정적 견해’를 강화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되면, 11월 대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에 사실상 거리를 둬온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역시 지금의 ‘현상 유지’ 기조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한국의 보수 진영이 동조하게 되면, 최근 급격히 악화된 남북관계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역시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2018년 이후 기적처럼 열린 ‘대화의 문’이 상당 기간 닫히게 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취임 이후 최대 업적으로 꼽아온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핵 협상이 ‘긴 휴지기’에 들어가게 되면, 남은 2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실제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비롯해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하자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도 하락 흐름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매체들이 볼턴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기본 전제를 깔고 쟁점화하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포함한 한-미 외교 현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길윤형 성연철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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