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종부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최우선 입법 과제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라”라고 청와대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6·17 부동산 대책에도 매매,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센 데 따른 지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오후 4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부동산 대책에 관련해 긴급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할 것으로 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지시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12월16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담은 것”이라며 “지난 20대 국회 처리는 무산됐는데, 정부는 재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부동산 문제 대한 정부 강한 의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영민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다주택 보유 참모들에게 이달 안으로 1주택만 남기고 나머지는 처분하라고 강력하게 권고했다. 강 대변인은 “노 실장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에게 법적으로 처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이달 안으로 1주택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강력하게 권고했다”라며 “노 실장 스스로도 충북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투기 지역과 투기 과열지구, 조정 대상 지구 모두 포함해 다주택을 보유한 비서관급 이상 참모는 12명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노 실장이 개별 면담을 통해 매각을 권고 했다고 덧붙였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고위 참모진들에게 “수도권 내 두 채 이상 집을 보유한 공직자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한 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청와대는 이른 시일은 6개월 내라고 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급히 부동산 대책을 점검하고 진전이 미미했던 다주택 참모들의 부동산 처분을 재촉한 데엔 최근 심상찮은 여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6·17 대책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 전셋값이 오름새를 보이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지금까지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한다”라며 “청와대 고위 참모들은 물론 국회의원과 장, 차관 부동산 정책에 직접 연관된 1급 이상 고위 관료들이 다주택을 일정 기간 내 처분할 수 있도록 대통령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전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청와대 분수 앞 기자회견에서 “종합적인 부동산 투기 근절 대책을 제시하라”라며 다주택 보유 청와대 참모 교체를 요구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1일 <교통방송>(TBS) 의뢰로 6월29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전주보다 3.9%포인트 떨어진 49.4%(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문 대통령 지지도가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3주차 조사(49.3%) 이후 15주 만이다. 부정 평가는 46.1%로 전주보다 3.4%포인트 올랐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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