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정무수석이 1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 간 대화 등 국회와의 소통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야당이 17일 여야 대표 회동 불발을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청와대는 미래통합당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발표했지만, 통합당은 공식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수재 등 위기 상황에서 해법을 찾기보다는 양쪽이 정치적 명분 쌓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8월에 당대표를 초청해 국정 전반을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며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어제(16일) 21일로 제안했던 (회동) 일정이 불가함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국회 개원식 뒤 여야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각 당 대표님을 청와대에 모실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특별한 형식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협치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이번 제안이 회동 정례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했다. 그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분기별 1회 개최한다는 합의에 따라 (문 대통령이) 지난 2월 국회 사랑재에서 정당 대표, 그리고 5월에는 양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한 바 있다”며 자신이 지난 13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21일)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최 수석은 “문 대통령의 여야 정당 대표 대화 제안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코로나 확산, 수해, 경제 위기 등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권이 힘과 지혜를 모아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청와대가 공식 제안을 한 적이 없다며 “국면 전환 쇼”를 벌인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며 “국면 전환용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따를 수 없다. 무례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21대 국회 들어 법제사법위원장 강탈, 의회 독식 등 청와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더니 이제 와서 돌변해 ‘회담하자’ 팔을 비튼다”며 “힘으로 밀어붙이는 데 익숙해지더니 대화마저 강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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