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신임 비서실장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교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은 “빠른 시간 내에 현안들을 잘 정리하고 속도감있게 실행력을 높이면서 통합·조정을 통해 생산성 있고 효율 있는 청와대 비서실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영민 실장은 31일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코로나19와 민생경제가 매우 엄중한 때 부족한 제가 비서실장이라는 중임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실장은 “무엇보다 바깥에 있는 여러 정서와 의견을 부지런히 듣고 대통령께 부지런히 전달해 대통령을 잘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신현수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은 “어려운 시기에 소임을 맡게 됐다. 여러가지로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짤막히 소감을 밝혔다.
이날까지 청와대 근무를 마치는 노영민 비서실장은 “최고의 대통령을 모신 지난 2년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노 실장은 신임 실장과 수석 임명 사실을 알린 뒤 “한 말씀 드리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편견 없는 합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 역사의 진보에 대한 신뢰, 그리고 이 모든 것에 기반한 미래 비전을 가진 분이었다. 비서실장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도 매우 크다는 것 때문에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노 실장은 이어 세 척의 얼음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뜻의 '빙동삼척비일일지한'(氷凍三尺非一日之寒)이라는 성어를 소개했다. 그는 “세척은 1미터인데 하루의 추위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듯 하루의 따뜻함으로 녹일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문제는 그 뿌리가 깊어 인내심을 갖고 지혜를 가지고 대응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말”이라고 말을 맺었다.
노 실장과 함께 청와대를 떠난 김종호 민정수석은 “코로나 발생 등 엄중한 시기에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소관 분야 주무 수석으로 마땅히 책임지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았으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적 완성 시기에 함께해 영광이다. 후속 조치가 차질없이 완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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