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에게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한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수도권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크게 뛰는 등 부동산 시장 불안정에 대해 사과한 것은 취임 뒤 처음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민들의 낙심’과 ‘송구’란 표현을 꺼낸 것은 부동산 관련 박탈감과 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진 민심을 반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아파트 값과 전세보증금이 크게 오르자 주거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의지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8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선 “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고,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선 “임대차 3법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질 좋은 중형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해 전세 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서울 잠실 아파트 전경.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하지만 새해 들어서도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아파트 청약 시장에는 무주택자들뿐 아니라 상승 차익을 노리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시장의 혼란에 대한 사과와 함께 ‘공급 확대’를 특별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 공급대책을 강조했고, 변창흠 신임 국토부 장관은 설 전까지 공급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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