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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사면, 국민 눈높이 맞아야”…박근혜 선고 하루전 ‘쐐기’

등록 2021-01-13 11:55수정 2021-01-13 14:51

김종인에 문 대통령과 회담도 제의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13일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 관련해 “(사면은)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 눈높이에서 해야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부정적 여론이 높은 만큼,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은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전날 출입기자단에 최 수석의 라디오 인터뷰 사실을 사전 공지한 점과, 이날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 하루 전이란 사실로 미뤄, 최 수석의 이날 발언은 청와대 내부 조율을 거쳐 나온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사면론 재부상 앞두고 ‘기준선’ 재천명

최 수석은 이날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면서 “그 고유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고 그것을 책임지는 행정 수반이기때문에 국민이라는 두 글자를 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사자의 사과와 반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수석은 “여당은 (사면의 전제조건으로) 사과와 반성을 얘기했는데, 야당은 ‘(사면)하려면 (조건 없이) 그냥 하지, 무슨 사과를 요구하느냐’고 한다. 사실은 이는 모순이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거기에 국민이라는 두 글자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 공방을 할 필요도 없고 해서는 안 될 사안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 수석의 이날 발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 재상고심 선고를 계기로 야권과 보수진영에서 분출할 수밖에 없는 사면 요구에 청와대가 미리 명확한 ‘기준선’을 공식화함으로써 문 대통령에게 돌아올지 모를 정치적 부담을 줄여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면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란 말로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의 사면론이 대통령과 공감 없이 나온 개인 견해라는 점을 거듭 부각하는 한편, 야권을 향해선 ‘사면을 위해선 국민들의 차가운 여론을 돌리려는 당사자들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전직 대통령 사면이 정쟁화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데다 통치 행위 가까운 분야여서 정쟁화되면 대통령한테 부담이 된다. 본인들이 잘못한 바 없다고 하는데 용서해주면 ‘권력이 있으면 다 봐주는구나’ 생각할 수 있다.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쪽에 대통령과 회동 제안했으나 답변 없어”

사면 논란이 일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량은 14일 최종 결정된다. 대법원은 14일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 국정농단 사건은 지난 2017년 4월 기소된지 3년 9개월만이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도 2018년 1월 기소 이후 3년 만에 끝을 맺는다.

한편 최재성 수석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쪽에 대통령과의 신년회담을 제안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해 8월에도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 등을 위해 여야 대표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차례도 회담을 하지 못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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