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1 세계경제포럼(WEF) 한국정상 특별연설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세계경제포럼 연설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막기 위해 인류가 지혜를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면서 한국의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각자도생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이야말로 감염병을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2021 다보스 어젠다 한국 정상 특별연설’에서 “앞으로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 재난을 함께 이겨내는 포용적인 정책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손실보상제와 이익공유제를 언급했다. 정부와 국회에서 아직 의견이 정리되지 않아 법제화까지는 설익은 상태지만, 새로운 정책모델로 전 세계 주요 기관과 기업가들에게 소개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더 많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도 손실보상제는 정부의 방역조처로 영업금지 등을 받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이고, 이익공유제는 코로나 승자 기업이 자발적인 출연으로 코로나 약자들을 도우면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한 연대와 협력을 국제 사회에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백신의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노력을 지지하며 코백스(퍼실리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개도국의 백신 보급을 위한 국제 협력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가 성공하면 원하는 나라에 포용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도 일부 백신 선진국의 행태를 질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가 더 크게 확산하자 각국은 각자도생에 바빴고, 백신도 개도국에 공평하게 공급되어야 한다는 정신이 사라지고, 백신 선진국들이 자국민 우선을 내세우며 수출을 통제하려는 이기주의적인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집단면역도, 모든 나라에서 함께 이뤄지지 않고 일부 나라에서만 이뤄진다면 결국 그 효과는 얼마 가지 않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적인 기업가들의 모임인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코로나19로 인해 매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포럼을 연기하고, 대신 각국 정상 등을 초청해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었다. 문 대통령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도 이번 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뒤 경제 일반·보건의료 협력·디지털뉴딜·그린뉴딜 등을 주제로 다국적 기업 대표들과 질의응답을 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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