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전문>
코로나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대 또는 그 아래로 떨어질 듯 하다가, 일부 종교시설 등의 집단감염으로 인해 다시 늘어나는 일이 거듭되고, 결국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민생의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게 되어 참으로 속상합니다. 특히 영업시간을 1시간만이라도 늘려달라는 요구조차 들어주지 못하고 또다시 결정을 미루게 되어 매우 송구한 마음입니다.
또한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고향 방문과 이동을 자제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게 되어 매우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상황을 하루빨리 안정시켜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런 가운데서 종교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방역협력을 다짐하고 있는 것은 무척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국민들께서 그 같은 마음으로 조금만 더 인내해 주신다면, 반드시 코로나 확산세를 조기에 꺾고 방역 조치를 완화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최근 방역에 큰 부담이 되었던 비인가 종교·교육 시설과 요양병원, 다중이용시설 등 고위험시설을 빈틈없이 관리하여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안정된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백신 접종 준비는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제 백신공급연합체인 코박스의 백신 물량 배정에 의해 일부 백신 품목을 더 일찍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일부 백신 품목은 국내 제약회사에서 위탁 생산하는 백신을 바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는 등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백신 접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계획된 접종 순위에 따라 보다 많은 국민이 접종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운송과 보관, 접종 등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나 허위사실 유포로 국민의 불안을 부추기거나 백신 접종을 방해하는 일이 있다면 엄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방역뿐 아니라 백신 접종에 있어서도 전 국민적인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다른 설 명절을 맞이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은 우리의 오랜 전통이며 미덕입니다. 특히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과 함께 조류독감 등으로 힘든 농가가 많습니다. 국민들께서 우리 농축수산물과 전통시장을 애용해 주신다면, 어려운 농어촌을 도우면서 내수와 소비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자칫 불안해질 수 있는 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6대 핵심 성수품을 설 연휴 전에 집중공급하고, 계란 등 축산물의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수급 안정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방역 조치의 거듭된 연장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3차 재난지원금이 빠르게 지급되고 있지만, 계속 이어지는 피해를 막기에는 매우 부족합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손실과 고통을 나누는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의 방역 조치로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 마련과 함께, 그때까지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지원대책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랍니다. 민생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랍니다.
한 가지 더 우리 정부가 특별히 기울어야 할 노력은 산재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룬 경제발전의 그늘 속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여전히 많고, 특히 후진적이며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을 자랑하지만, 산업안전에 있어서는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 들어 산업안전감독관을 늘리고, 산업안전법을 개정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제정하는 등 산재 발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대폭 강화했지만 체감되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책 우선순위를 더 높이고, 정부의 역량과 노력을 더 강화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산재 예방 기구의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강구해 주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