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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정의용 “볼턴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등록 2021-02-05 11:57수정 2021-02-05 15:06

볼턴 회고록 1차 북-미 회담 추진 내용 관련
“당시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아니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 초기 추진 과정에 대해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그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2018년 3월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을 ‘초대’한 배경에는 정 후보자의 제안이 있었냐고 묻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 후보자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조건부 비핵화 의사 및 정상회담 의지를 전한 바 있다. 면담 뒤엔 직접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6월 펴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2018년) 3월에 집무실에서 정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만나자는 김 위원장의 초청장을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이를 수용했다”며 “역설적으로 정 실장은 나중에 김 위원장에게 먼저 그런 초대를 하라고 제안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거의 시인했다”고 주장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정 후보자가 냈다는 것이었다.

정 후보자가 김 위원장의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하자 박 의원은 “문서 증거가 없다”는 것이냐며 사실 여부를 물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정 후보자의 답에 박 의원은 ‘볼턴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냐’고 되물었고 정 후보자는 “그 사람이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때 아직 보좌관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자기가 트럼프 대통령은 만날 때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미국의 주요 인사 10여명이 배석하고 있었다고 했다. 실제 볼턴 보좌관은 2018년 3월22일(현지시각) 허버트 맥마스터의 후임으로 지명됐다.

국민의힘 쪽은 이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 후보자를 검증하기 위해 볼턴 보좌관을 청문회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정 후보자는 이날 최근 논란이 된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지원 문제와 관련해 “일체 검토한 점 없”는지 묻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정 후보자가 임명되면 객관성을 잃은 ‘코드 외교’가 우려된다는 이 의원의 지적에는 “코드 외교라는 말은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5년간의 국정에 대한 위임을 받으신 분이다. (대통령의 외교 철학, 외교 정책이) 외교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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