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승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 3월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모더나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간 코로나19 백신 협력이 위탁생산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호승 정책실장은 삼성바이오에서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국내 백신 수급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희망도 내비쳤다.
이호승 실장은 25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삼성바이오 같은 기업이 위탁생산에만 계속 머물러 있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위탁생산 계약의 의미를 낮게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같은 평가에 대해 “‘삼성바이오와 모더나 간 위탁생산이 단순한 병입작업이다’라는 발언을 보고 조금 놀랐다. 왜냐하면 백신 원액을 들여다가 완제품을 만드는 그 과정이 결코 단순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이 아니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삼성바이오가 위탁 생산하는 모더나 백신이 국내 백신 수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실장은 “모더나와 삼성바이오 간에 위탁생산계약이 있었고 한국에서 생산되는 수억회 분량의 모더나 백신을 어디로 배분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계약 내용은 없다”면서도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떤 게 가장 효율적인 물류인가 하는 차원에서는 그런 점에서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것이 국내 백신 수급에도 안정성을 높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비용을 따져볼 때 한국에서 생산한 백신 물량을 한국에 공급하는 것을 우선 순위에 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현재 백신 위탁생산 계약에 생산된 물량을 어디로 보낼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지금은 백신 원천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생산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여러 가지 생산이나 유통상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이건 언제 얼마만큼 생산이 되고 어디로 가고 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실장은 이같은 위탁생산이 진전됨에 따라 백신 생산업체의 기술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실장은 ‘우리의 바람이 섞인 (발언) 느낌’이라는 청취자의 질문에 “글로벌 백신 생산 허브가 되는 과정에서 주요한 백신 기술을 가진 쪽과 우리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업체 간의 관계가 보다 깊어지고 장기화될수록, 라이선스나 직접투자나 이런 부분 쪽으로 수준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조금 더 많은 권한이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는 <에스비에스>(SBS)와 지난 23일 인터뷰에서 “모더나는 삼성에 기술을 이전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과정을 원활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담당 부서가 그런 일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세제 등 정부의 투자지원 희망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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