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인민군 동부지구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는 23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기(발)을 발사하는 훈련을 했다”고 24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조선인민군 동부지구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는 23일 새벽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기(발)를 발사하는 훈련을 했다”고 24일 <노동신문>이 2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함경북도 김책시 일대에서 발사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4기는 조선동해에 설정된 2000km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1만208~1만224s(2시간50분8초~2시간50분24초)간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타격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발사훈련 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며 “적대세력들에 대한 치명적인 핵반격 능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가고 있는 공화국(북한) 핵전투무력의 임전태세가 다시한번 뚜렷이 과시됐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발사훈련을 통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재확인하는 것과 함께 공화국 핵억제력의 중요 구성 부분의 하나인 전략순항미사일부대들의 신속대응태세를 검열판정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사흘 만이자 올해 들어 네 번째(1·1, 2·18, 2·20, 2·23)다. 노동신문은 이번 발사훈련의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22일 한국·미국·일본이 독도에서 먼 거리의 동해 공해에서 최신예 이지스구축함을 동원해 벌인 해상 미사일 방어 훈련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훈련에는 한국 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과 미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배리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구축함 ‘아타고함’ 등이 참가했다. 앞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지난 19일과 20일 실명 담화를 통해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며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다만 이번에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올해 들어 앞선 세 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달리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명시된 발사 금지 대상은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09년 6월12일 채택한 ‘결의 1874호’에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다고 명시했으나, 순항미사일 금지 규정은 지금껏 따로 밝히지 않았다.
노동신문이 밝힌 이번 전략순항미사일의 비행 거리·시간·궤도 등은 지난해 10월12일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제원이 거의 같다. 당시 노동신문은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들은 조선 서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1만234s(2시간50분34초)를 비행해 2000km계선의 표적을 명중타격했다”고 전했다. 당시 노동신문은 이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이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들에 작전배치”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당시 현지지도에서 “적들에게 보내는 명명백백한 경고”라며 “핵전략무력 운용 공간을 계속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24일 북한 발표와 관련해 “북이 주장하는 시간에도 다양한 한·미 정찰감시 자산들이 해당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며 “북한 주장의 진위를 포함하여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의 정찰감시 자산에 북한이 23일 새벽 발사했다고 밝힌 전략순항미사일이 탐지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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