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홍보원은 2018년 8월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란 제목의 28분 짜리 영상을 만들었다. 영상 갈무리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기로 한 가운데, 홍 장군 영상도 가리고 있다.
국방부 소속기관인 국방홍보원은 2018년 8월 홍 장군 유해 고국 봉환을 맞아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 인생 풀스토리!’란 제목의 28분 짜리 영상을 만들었다. 이 영상은 국방홍보원 국방TV에서 운영하는 공식 유튜브에 올려져 있었으나,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이 불거진 뒤 볼수가 없게 됐다. 온라인에서 이 영상 제목을 검색하면 나오지만 클릭하면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음 비공개 동영상입니다’이란 안내문이 나온다.
국방홍보원이 만든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영상 제목을 검색하면 나오지만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다.
영상은 출연자 두 명이 홍 장군의 일생을 문답으로 설명하는 내용인데, ‘홍 장군에 대한 오해, 그는 공산주의자다?’란 대목도 나온다. 한 출연자는 홍 장군이 1921년 이후로 국내에 못 돌아오고 소련에서만 살다 1943년 서거했고, 1945년 광복 이후에는 동서냉전이 생기고 한국과 소련이 교류관계가 단절되면서,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라고 오해를 하신 분들도 있지만 1937년 고려인들의 중앙아이사 강제 이주 등 눈물나는 역사를 잘 몰랐던 오해라고 설명한다.
지난달 28일 국방부는 “공산주의 이력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을 육사에 설치해 기념하는 것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 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를 들어 지난 31일 육사는 홍 장군의 흉상을 육사 밖으로 옮기로 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공보 업무를 했던 인사는 “정부와 소속 기관이 만든 영상과 보도자료는 세금으로 만든 공적인 결과물이라 국민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권 입맛에 따라 이에 대한 국민 접근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