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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새봄 무색한 남북관계 찬바람

등록 2006-03-24 19:45수정 2006-03-24 23:15

이산가족상봉 보도 갈등…북, 한-미 군사훈련 경고…
정부 “북,당국간 채널 손상되는 것 윈치 않아”
한-미 합동군사훈련, 납북자 등 해묵은 문제를 놓고 남북 간에 미묘한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관계마저 삐걱거리면 지난해 6·17 정동영-김정일 면담 이전으로 전반적 분위기가 후퇴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링컨호‘ 참가·이 통일 “납북자 송환” 등 북 자극
정부 “북, 당국간 채널까지 손상되는 것 원치 않아”

북한 <중앙통신>은 24일 남쪽 공동취재단 철수에 대해 “앞으로 금강산 상봉 때 들어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남측이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북한은 또 25일부터 31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연합전시증원연습(RSOI)과 독수리연습(FE)에 때맞춰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외무성 대변인은 23일 담화를 내어, “이번 전쟁연습은 철두철미 공화국 북반부(북한)를 반대하는, 침략적이고 모험적인 핵선제공격 연습”이라며 “강력한 자위적 행동조처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4일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명의로 “조·미 쌍방이 적대적 교전상태에 있는 엄연한 현실로부터 선제공격은 미국만이 할 수 있는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 외무성이나 조평통이 비난 성명이나 담화를 내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엔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근거로 3월말 열릴 예정이던 남북 장관급회담을 4월로 연기할 것을 통보해온 데 이어, ‘강력한 자위적 행동조처’라는 말로 후속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비난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질지 우려된다. 북한이 한미합동 군사연습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이번 연습에 처음으로 미 태평양함대 소속인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참가하는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링컨호는 탑재 전투기와 폭격기만 80여대에 이르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003년 5월1일 이 항모에서 ‘이라크 종전’을 선언했다.

제1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대해서도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군사연습이 진행되는 조건에서 원래는 성사될 수 없었던 상봉”이라고 지적해, 이산가족 상봉 보도를 둘러싼 이번 갈등도 이런 분위기가 영향을 끼친 게 아닌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납북자 송환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도 북한을 날카롭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의거 입북’만 있다며 납북자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 온 북한으로선 이 장관의 발언이 자신들의 ‘명분’을 훼손시키는 ‘도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북쪽의 보도를 보면 당국이 아니라 공동취재단을 비난하고 있다”며 “이는 당국 간 채널까지 손상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남북관계가 더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전문가도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앞두고 한미 군사연습 문제 등을 걸어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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