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센터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북-러 확대정상회담. 오른쪽 둘째 여성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고, 왼쪽 끝 군인에 가린 이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18일 오후 북한을 방문해 이틀간의 일정을 시작했다고 스푸트니크 등 러시아 매체가 보도했다.
지난 9월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센터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속 조처를 협의하는 게 주된 방북 목적이다. 라브로프 장관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계기로 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방북했다는 건, 러시아 쪽이 그만큼 북한과 관계를 중시한다는 방증이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2018년 5월 이후 5년5개월여 만이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은, 한국과 미국 등 서방이 북-러 사이의 무기 거래에 주목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북한과 무기 거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다. 앞서 통일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확인했듯이 러시아와 북한 간 불법적인 무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것인 만큼 국제사회가 이번 러시아 외교장관의 방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제 규범을 유린하는 행위가 계속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19일까지로 예정된 이번 방북 기간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포함한 북한 고위층과 협의할 의제는 무기 거래보다 훨씬 깊고 넓을 듯하다. 우선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9월13일 정상회담 때 원칙적으로 합의한 푸틴 대통령의 답방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 방안도 폭넓게 논의되는 한편, 양국 관계의 제도적 기반인 북-러 ‘우호, 협조 및 상호 원조에 관한 조약’ 개정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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