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미 “6자회담서 풀자” 외교압박 무게

등록 2006-07-06 20:08수정 2006-07-07 00:56

[북 미사일 발사 파장]
북-미 직접대화 거부…다자틀 해법 거듭 손짓
유엔 제재결의에 회의적…중국과 조율 공들여

차분한 대응 속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는 ‘용납할 수 없는 도발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의외로 차분한 대응 태도를 보이고 있다. 1998년 대포동1 발사로 인한 1차 미사일 위기 때 클린턴 행정부가 보였던 태도와도 비교된다. 당시 위기의 성격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을 과소평가했다는 인식에 터잡은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부시 행정부의 이런 판단은 객관적인 것이라기보다 다분히 정치적이다. 북한이 핵무장 능력에다 본토를 위협하는 미사일 능력까지 실제로 증강시켰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부시 행정부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든 미사일 발사는 역설적으로 부시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부드럽게 만든 측면이 있다. 이는 또 6자 회담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5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통화 및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호칭을 ‘북한 지도자’(leader)로 부른 것은 상징적이다. 북한에 대한 유화적인 신호이기 때문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부시 행정부 고위 인사들도 일제히 나서, 6자 회담을 “미사일 문제를 포함한 북핵 문제 해결에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틀”이라고 강조했다. 미사일 발사가 6자 회담을 좌초시킬 것이라는 예측과는 정반대의 흐름인 셈이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아예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6자 회담은 ‘중요한 외교적 인프라’라고까지 말했다.

한·미가 5일 부시-노무현 전화통화, 그리고 송민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라이스 국무장관 및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의 회동에서 6자 회담 틀을 통한 외교적 해결에 쉽게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부시 행정부로서는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뜻일 수 있다. 이는 또 일본을 통해 추진하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때문에 채택되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려와 함께, 6자 회담에 북한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명분 축적용으로 볼 수 있다. 6자 회담은 북한이 꾸준하게 요구하고 있는 북-미 직접대화를 거부하는 명분이기도 하다.

부시 행정부가 북한 미사일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동북아 순방길에 오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중국에 맨 먼저 보낸 것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체면을 구긴 중국을 압박해 6자 회담의 틀을 되살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라이스 국무장관이 “부시 대통령의 재가도 받지 않은 채 중국에서 제안한 선양 비공식 6자 회담에 참석한다는 방침을 정한 마당에 북이 미사일을 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아쉬워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야기된 위기는 힐 차관보와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베이징 회동과 11일로 예정된 우 부부장의 평양 방문 결과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