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한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를 받던 중 관계 공무원을 불러 답변자료에 대해 설명받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보수단체 “매주 목요일 전략회의 정보 공유”
“민족주의 기반 전통적 보수와 배치” 지적도
“민족주의 기반 전통적 보수와 배치” 지적도
‘작통권 환수’ 반대 보수세력 총궐기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관련해 보수층이 ‘총궐기’라고 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직 국방장관들을 비롯한 예비역 장교들이 잇따라 집단행동을 벌인 데 이어, 이달 들어선 보수 기독교계와 대학교수·변호사 등 지식인, 전직 외교부 장·차관, 전직 경찰총수 등이 봇물 터진 듯 집단적인 의견 표출에 가세하고 있다.
사전 계획표 있나=보수진영의 이런 움직임은 상당한 수준의 집중력과 조직력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모래알’에 비유되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층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모종의 전술적 논의를 거친 뒤 시간표에 따라 실행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른다.
보수매체인 인터넷 〈독립신문〉의 신혜식 대표는 “재향군인회와 국민행동본부, ‘조갑제 칼럼’, 〈독립신문〉 등이 소통의 주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일 〈조갑제닷컴〉에 실린 조씨의 글에는 “앞으로 외교관들, 경찰청장들이 가세할 것이고 전직 총리들도 들고 일어나야 할 것”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조씨는 “이제는 동창회, 산악회, 계모임도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우리가 매주 목요일마다 하는 전략회의에는 전직 군인, 경찰, 언론인, 변호사, 학자, 외교관 등이 모이는데, 우리가 수집한 정보를 공유한다”며 “외교관·경찰 성명은 언제 하라고 정해진 건 없었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작전회의를 하고 여론을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그 분들도 성명을 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민행동본부와 같은 건물을 쓰는 조갑제·황장엽·이동구씨 등은 물론 박근 전 유엔대사,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등도 오고, 음양으로 경찰 고위층들과 교감이 이뤄져 웬만한 회사보다 정보 능력이 빠르다”고 말했다.
운동권에서 배운다?=성명과 대규모 집회·시위를 조직해 공론의 장에서 세력화하려는 이들의 방식이 과거 운동권의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보수세력의 움직임을 실질적으로 조직화하는 핵심 브레인은 과거 운동권 출신”이라며 “보수세력도 세력화 과정은 진보세력과 똑같다”고 분석했다. 과거 경실련 출신으로 지난번 지식인 700명 서명을 주도한 서경석 목사가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잇따르던 시국선언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최근 연쇄적으로 작통권 문제를 들고 나오는 이들이 대부분 지난번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인 만큼 탄핵 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과거 민주화 운동은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을 건 지사적 행동이었지만, 지금 보수세력은 이런 민주화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면서도 공론화된 논의가 아닌, 고집부리고 떼쓰는 식의 정치적인 집단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회귀적 주장 끼워넣기=보수진영의 결집 노력이 작통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보수층의 친미 성향과 안보적 공포감에 호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이에 대해 “전통적으로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보수주의와 배치되는 것으로 우리 사회 보수주의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한-미관계나 남북관계만을 이슈로 삼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나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해선 정책적 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세력이 한-미관계 재조정을 위한 미국의 정책변화 등을 보지 않고 한국 정부만 비난하는 것은 작통권 문제를 안보나 군사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의 의견 표출이 작통권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립학교법 재개정 △과거사 정리 반대 △경찰의 대간첩 기능 강화 등 과거회귀적인 극우보수층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 발표라기보다는 보수적인 여론 결집을 노리는 정치적인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강하게 일고 있다. 김기식 사무처장은 “보수진영이 나름대로 두차례 대통령 선거 패배의 문제를 분석해 적극적으로 조직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식 대표는 이에 대해 “집회를 여는 곳이나 성명을 내는 곳이 어디인가에 따라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라며 “정권 탈환이란 목표는 있지만 그건 이 정부가 잘못해서이지, 한나라당을 밀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조혜정 기자 piao@hani.co.kr
전직 경찰총수들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언론회관에서 ‘비상시국선언’ 회견을 열고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반대를 주장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회귀적 주장 끼워넣기=보수진영의 결집 노력이 작통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보수층의 친미 성향과 안보적 공포감에 호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사회학)는 이에 대해 “전통적으로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보수주의와 배치되는 것으로 우리 사회 보수주의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한-미관계나 남북관계만을 이슈로 삼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나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해선 정책적 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세력이 한-미관계 재조정을 위한 미국의 정책변화 등을 보지 않고 한국 정부만 비난하는 것은 작통권 문제를 안보나 군사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의 의견 표출이 작통권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립학교법 재개정 △과거사 정리 반대 △경찰의 대간첩 기능 강화 등 과거회귀적인 극우보수층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사안에 대한 의견 발표라기보다는 보수적인 여론 결집을 노리는 정치적인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강하게 일고 있다. 김기식 사무처장은 “보수진영이 나름대로 두차례 대통령 선거 패배의 문제를 분석해 적극적으로 조직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식 대표는 이에 대해 “집회를 여는 곳이나 성명을 내는 곳이 어디인가에 따라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라며 “정권 탈환이란 목표는 있지만 그건 이 정부가 잘못해서이지, 한나라당을 밀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조혜정 기자 pia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