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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한 핵실험은 부분적으로 실패”

등록 2006-10-11 00:29수정 2006-10-11 09:50

북한 지하 핵실험 장소
북한 지하 핵실험 장소
중국에 4kt 실행 통보 불구 위력 0.8kt 그쳐
워싱턴포스트 보도…한·미·일 정부는 판단 유보
북한 핵실험은 과연 성공한 것인가, 실패한 것인가?

9일 지하 핵실험이 성공했다는 북한의 발표 이후에도, 이를 둘러싼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10일, 북한은 4kt(킬로톤=1천t)의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중국에 통보했으나 실제 폭발은 이보다 훨씬 약해 핵실험이 부분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북한 쪽이 핵실험 실행 직전에 중국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핵실험 뒤 방사능이 전혀 누출되지 않았다는 북한 발표와 함께, 비교적 작은 규모의 폭발이 있었다는 사실은 실제 핵실험이 제대로 진행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번 실험의 폭파 위력은 최대 0.8kt(티엔티 800t)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티엔티 800t 규모의 폭발 위력은 핵실험으로 보기에는 규모 면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작다며, 핵실험이라는 단정을 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미국 정부·민간 핵전문가 분석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실험은 아마 “실패이거나, 부분적 성공”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필립 콜 전 미국 국방부 무기실험 감독관은 “이번 폭발 위력이 1kt 이하로 나타났다면, 그것은 북한이 희망한 것을 얻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국·미국·일본 정부도 북한의 성공 주장에 유보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방위청 간부는 10일 열린 자민당 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해 “일본 지진계가 포착한 진동이 작은 규모인데다 방사능 물질도 아직 관측되지 않아, 핵실험이라고 단정하는 데 충분한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일본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NHK)가 보도했다.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들의 조찬간담회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려면 2주 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심스러운 자세는 지금 당장 드러난 핵실험 관련 수치와 자료만으로는 핵실험 성공 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북한의 실험이 핵실험이 아니라 단순한 티엔티 폭약 폭발일지 모른다는 의혹도 제기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한국과 미국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핵 전문가인 김태우 국방연구원 박사는 “핵 폭발물을 설치해 폭발에 성공한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티엔티 폭약을 설치해 인공폭발을 만들었다면, 대기 중 방사능 물질 누출조사로 며칠 안에 금방 드러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미국의 첩보위성은 오래 전부터 북한을 감시해 왔는데, (북한 핵실험 당일에) 화학적 폭발이 일어났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북한의 실험이 핵실험이었던 것 같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불완전한 것이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핵실험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관련해 4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가장 가능성이 큰 가설은 장치의 핵(core) 가운데 일부만 폭발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 경우엔, 플루토늄이 일부라도 폭발했기 때문에 성공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두번째는 북한 쪽이 일반 핵실험보다 적은 양의 플루토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다. 세번째론 북한이 더 소형이면서 기술은 진보한 핵장치를 만드는 데 성공했을 수 있지만 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네번째론, 애초 실험 목적이 폭발력에 있는 게 아니라 폭탄 설계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었을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추정했다.

현재 한국·미국·러시아 등은 북한 핵실험을 검증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 대기에서 ‘방사능 핵종’(핵실험 뒤 나오는 일종의 가스) 수집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방사능 조사 결과 핵실험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성공 여부를 특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핵 전문가는 “무엇보다 북한이 의도한 핵실험을 달성했는지를 판단하는 게 핵실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관건인데, 관련 자료를 북한이 공개할 리 없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도형 강성만 기자, 대전/송인걸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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