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분위기 속 회담 뒤 두 정상 “합의 달성” 큰 만족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안 확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열린 탓에 내내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1시간이 넘게 진행된 단독 정상회담에서 오직 북한 핵실험 문제만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애초 두 정상의 단독회담은 30분으로 예정돼 있었다가 전날 45분으로 늘리기로 했으나, 두 정상이 북핵 해법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대화를 지속하면서 결국 1시간5분이나 지속됐다.
회담장에 마주앉은 노 대통령과 후 주석은 북한에 대한 명확한 경고의 메시지와 함께 그에 상응하는 제재 방법을 마련하되, 이런 대응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물리적 충돌을 야기하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온 힘을 기울여 의견을 교환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한 참석자는 회담장에 우리 쪽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대리, 송민순 통일외교안보실장 등 5명이, 중국 쪽에서 리자오싱 외교부장 등 5명이 각각 배석했으나 배석자들은 전혀 발언할 기회가 없었다고 전했다.
후 주석은 “북핵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북한이 핵을 갖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거나 “용납하지 않겠다”는 등의 단호한 어조로 화답하며 북핵 불용과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과 후 주석은 1시간의 단독회담을 끝내 뒤 확대회담에 앞서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단독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등 중대한 국제 문제와 지역 현안을 논의해 중요한 합의를 달성했다”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두 정상은 단독회담에 이어 오후 3시까지 계속된 확대 정상회담과 오찬에선, 두 나라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인 고대사 문제와 한-중 두 나라의 경제 및 교류협력 강화 방안을 주로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두 정상이 “주변 배석자들에게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친밀한 목소리로 현재 유엔 안보리에서 진행 중인 대북제재 방안 등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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